9차전을 하루 앞둔 31일. 롯데월드 호텔에 머물고 있는 현대의 김시진 투수코치는 9차전에 대비한 투수진 운용 밑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그리고 결심을 했다. "10차전까지 끌고가서는 안된다.10차전까지 가면 누구도 우승을 장담할 수 없다" 며 9차전에 모든 투수들에게 대기명령을 내렸다.
9차전에 올인하겠다는 것이다.
혹시 벌어질지도 모르는 10차전 선발투수는 아예 염두에도 두지 않고 있다. 10차전까지 갈 경우 현대의 예상 선발투수는 김수경.
하지만 김 코치는 "김수경에게도 대기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더 이상 10차전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강력한 메시지인 셈이다.
김 코치는 7, 8회에 팀이 리드하면 마무리 조용준에 앞서 김수경에게 1, 2이닝을 던지게 할 계획이다. 그리고 이번 시리즈 들어 제몫을 하지 못하고 있는 에이스 정민태도 상황에 따라 즉시 마운드에 올라갈 수 있도록 주문해 놓은 상태다.
현대가 이처럼 9차전에 강한 집념을 보이는 이유는 10차전에 대한 부담감 때문이다.
8차전에서 전근표의 재역전 투런홈런으로 통산 4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의 발판을 마련헀지만 9차전을 내줄 경우 10차전 승리를 자신할 수 없다는 게 현대 벤치의 생각이다.
특히 투수들이 장기전으로 인해 체력적인 부담이 커진데다 심리적으로도 흔들릴 수 있어 10차전은 없다고 생각하고 있다.
현대측은 삼성은 중간계투진이 여유가 있어 10차전까지 벌이면 상대적으로 불리할 수도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내일은 없다"는 올인 전략을 세운 현대의 V4 시나리오가 맞아 떨어질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