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직 배가 고프다(I'm still hungry)."
2002년 한일월드컵 때 거스 히딩크 대표팀 감독이 스페인과의 8강전서 승리한 후 더 좋은 성적에 대한 욕심을 배고픔에 빗대 남겨 화제를 모았던 말이다.
그런데 지난 30일(한국시간) 스페인의 천재 축구스타 라울(27. 레알 마드리드)이 똑같은 발언을 해 화제를 뿌렸다.
라울은 이날 마드리드에서 열린 자신의 프로 데뷔 10주년 기념 행사에서 "지난 10년간 축구를 하면서 많은 것을 이룬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아직은 배가 더 고프다"고 승부에 대한 강한 욕심을 보였다.
라울은 10년 전인 지난 94년 레알 사라고사와의 홈경기에서 레알 마드리드 데뷔전을 치렀다. 당시 그의 나이는 17세였다.
라울은 지난 10년간 흰색 레알 유니폼을 입고 스페인 축구사에 찬란한 탑을 쌓았다. 프리메라리가와 유럽 챔피언스리그 등에 총 501경기에 출전해 240골을 터트렸다. 레알 마드리드 역사상 알프레도 디스테파노, 에밀리오 부트라게뇨, 우고 산체스 등과 함께 레알 팬들로부터 가장 존경받는 우상이 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할 일이 많이 남아 있다"며 배가 고프다는 말을 한 것이다.
라울은 "나는 10점 만점에 10점 짜리 선수는 결코 아니다"라면서도 "열심히 축구를 했기 때문에 팀을 이끌만한 정도는 되는 것 같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라울은 지난 10년간 호르헤 발다노(아르헨티나), 하비에르 클레멘테(스페인), 호세 카마초(스페인), 윱 하인케스(독일), 거스 히딩크(네덜란드), 비센테 델 보스케(스페인), 루이스 아라고네스(스페인) 등 다국적 명 감독들과 호흡을 맞춰봤다.
이 감독들 모두 내로라는 유럽의 명장들로서 각자의 스타일이 다 있지만 라울을 공격의 핵으로 삼았던 것만큼은 불변의 진리였다. 그만큼 골잡이로서 라울의 능력은 탁월한 것이었다.
"아직 배가 고프다"는 라울이 배가 불러 축구를 그만 둘 날은 아직 한참 더 있어야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