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턴 선수들과 시민들, '오늘은 생애 최고의 날'
OSEN 알링턴=박선양 특파 기자
발행 2004.10.31 10: 50

'비가 내려도 좋다. 섭씨 10도 안팎의 쌀쌀한 날씨도 개의치 않는다. 왜?. 우리는 모두 멍청이들이니까.'
 31일(한국시간) 보스턴 시내는 '열광의 도가니' 그 자체였다. 86년만에 숙원을 이뤄낸 '개선장군'들이 팬들과 함께 기쁨을 나누기 위해 우승 축하 퍼레이드에 나선 것이다. 3백만은 족히 되는 보스턴 시민들은 '밤비노의 저주'를 풀어준 그들의 영웅들인 보스턴 레드삭스 선수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기 위해 도로를 꽉채웠다.
 많은 시민들은 선수들을 향해 '감사하다'는 말을 큰소리로 외치는가 하면 젊은 여성팬들은 '나와 결혼해주세요'라는 사인지를 경쟁적으로 들어보이며 영웅들의 퍼레이드에 감격했다.
 올 포스트시즌 '최종전의 사나이'로 주가를 올린 선발 투수 데릭 로는 "궂은 날씨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많은 시민들이 나와서 오랜 동안 우리를 기다려줬다. 어떤 스포츠, 어떤 도시에서도 이처럼 많은 팬들이 함께 하는 것을 본적이 없다"며 감동했다. 또 후보 포수 미라벨리는 "정말 믿어지지 않는다"며 팬들의 환호에 즐거워했다. 보스턴 선수들은 "우리는 물론 보스턴 시민 전체가 모두 '멍청이들'(idiots)이 됐다"며 환한 얼굴로 승자의 기쁨을 만끽했다.
 보스턴 선수단은 2차대전때부터 '오리들'이라고 불리고 있는 17대의 수륙양용차에 나눠타고 펜웨이파크 레드삭스 홈구장을 출발해 시청을 거쳐 찰스강에 이르러서는 강을 따라 늘어서 있는 팬들의 환호에 손을 흔들어 답례했다. 선도차에서는 대형 스피커를 통해 헨델의 메시아 중에 '할레루야 합창'으로 축제 분위기를 한껏 북돋웠다. 또 일부 선수들은 도로에서 팬들의 격문을 집어올리며 '이것이 멍청이들의 룰'이라고 장난을 걸기도 했다.
 10월 31일은 보스턴 선수단을 포함한 전체 보스턴 인들에게는 잊을 수 없는 생애 최고의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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