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비노의 저주에 대한 진실
OSEN 김정민 기자 < 기자
발행 2004.11.01 08: 38

86년만에 월드시리즈 정상에 오른 보스턴 선수들이 금의환향했다. 보스턴의 우승은 전세계적으로 주목 받고 있으며 대선에 나선 존 케리 민주당 대통령 후보까지 용기백배할 정도로 화제가 되고 있다.
보스턴의 우승이 화제가 되고 있는 것은 ‘밤비노의 저주’가 풀어졌다는 것 때문이다. 1920년 보스턴이 베이브 루스를 뉴욕 양키스로 현금 트레이드 시키며 루스의 저주를 사 우승하지 못했다는 것이 ‘밤비노의 저주’의 요체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실제로 베이브 루스가 보스턴에 저주를 퍼부었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이것은 사실이 아니다. 루스는 보스턴을 떠나며 저주를 퍼부은 적이 없다.
오히려 그는 투수로 뛰기를 강요하는 보스턴을 떠나 타격에만 전념할 수 있기를 원했다. 당시 계약 만료를 앞두고 있던 그는 다른 구단과 물밑 협상을 벌이고 있었고 당시 구단주인 해리 프레이지와 몹시 불편한 관계를 유지해 보스턴을 떠나고 싶어했다.
‘밤비노의 저주’는 의 기자였던 댄 쇼네시가 1990년 펴낸 책 이름에서 비롯된 것이며 이전에는 존재조차 하지 않던 표현이다. 미국 스포츠 기자 중 레드삭스에 가장 정통하다는 ESPN의 칼럼니스트 피터 개먼스조차 보스턴 글로브 재직 당시 ‘밤비노’라는 표현을 본 적이 없다고 한다.
책 장사를 위해 갖다 붙인 자극적인 제목이 있지도 않은 저주와 역사를 창출해 낸 것이 ‘밤비노의 저주’와 관련된 진실이다.
일단 저주의 당사자 보스턴 시민들은 단 한번도 베이브 루스를 ‘밤비노’라고 부른 적이 없다. ‘베이브’의 이탈리아어 표현인 ‘밤비노’는 루스가 이탈리아계 이민이 많은 뉴욕으로 이적한 후 뉴욕 지역 신문들이 갖다 붙인 별명이다.
‘ BAM HOMERS!(밤비노 홈런!)’ 등처럼 타블로이드 신문 헤드라인을 장식하면서 ‘베이브’ 대신 ‘밤비노’라는 별명이 유명해졌다. 본명이 조지 허먼 루스인 그를 보스턴팬들은 ‘베이브’라는 이름으로 불렀다.
‘밤비노의 저주’는 현재 저주가 풀어졌다고 좋아하고 있는 보스턴 팬들과 구단에서 교묘히 이용해서 널리 퍼지게 된 측면이 많다.
쇼네시의 저서가 출간 된 후 ‘마침내 보스턴이 우승하지 못한 이유’를 깨달은 극성팬과 구단 관계자들은 온갖 패배를 다 ‘밤비노의 저주’ 탓으로 돌리며 자위했기 때문이다. 보스턴이 우승하자 ‘저주 산업’이 위축된다는 보도가 나온 것은 보스턴 지역에서 ‘밤비노의 저주’를 열마나 상업적으로 교묘히 이용했는가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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