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판 못해먹겠네
OSEN 홍윤표 기자 chu 기자
발행 2004.11.01 10: 45

2004 프로야구 한국시리즈가 ‘설마,설마’하다가 9차전까지 가는 바람에 삼성, 현대 양구단 선수단이야 말할 것도 없지만 가장 곤욕을 치르고 있는 것이 심판이다.
‘잘 되면 제탓, 못 되면 조상 탓’이라는 말도 있긴 하지만 심판이야말로 ‘잘 해야 본전’이다. 예년에 비해 심판을 타박하는 소리는 이번 한국시리즈 들어 별로 나오지 않았지만 어느 누구보다도 초긴장 상태인 것이 바로 심판들이다. 특히 경기의 구심으로 들어가는 심판은 행여 판정 시비가 일어나지 않을까, 신경을 곤두세운다.
이런 와중에 은근히 주심 맡기를 꺼려하는 풍조도 생겨났다. 자칫하면 양쪽 구단이나 여론의 뭇매를 맞기 쉬운 자리여서인지 덤으로 하는 게임이나 마찬가지인 한국시리즈의 주심은 가시방석이나 다름없다. 툭하면 파울팁 타구가 온몸을 때리는 데다 자칫하면 타구가 급소를 강타하는 수도 있다.
그 때문에 한국야구위원회(KBO) 김찬익 심판위원장이 ‘당근’과 읍소 작전을 병행해 가면서 주심을 배정하는 진풍경도 연출되고 있다.
“이번 한 번만 봐줘. 그러면 시리즈 끝나고 나서 회를 푸짐하게 사줄께...” (김찬익 심판위원장)
“그렇다면 한 번 생각해 보지요 ”(심판들-물론 이 지경은 아닐 것이다)
8차전을 소화하는 동안 걸린 총 경기 시간은 28시간 28분. 장시간 그라운드에 서 있다보니 낮경기는 그래도 나은 편이지만 밤 경기 때는 은근한 추위가 몸 속을 파고 들어 온몸이 뻣뻣하게 굳는다. 심판들이 가장 고통스러운 것은 생리현상. 이번 한국시리즈는 그나마 제한시간을 4시간으로 묶는 바람에
다행스럽기는 하지만 그래도 5회가 끝나자마자 클리닝 타임 때 가장 먼저 부리나케 화장실로 직행하는 사람들은 영낙없이 심판들이다.
아무리 심판을 잘 본다고 하더라도 주위의 입방아가 없지 않다. 주심의 스트라이크 존이 너무 넓은 것 같다는 게 단적인 예다. 아닌게 아니라 이번 한국시리즈는 주심들이 투수들의 바깥쪽 공을 너무 후하게 스트라이크로 잡아주는 것이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그래서인지 삼성이나 현대 양 구단 타자들의 타율이 아주 낮다. 팀 타율을 보면 삼성은 2할3푼3리,
현대는 2할대에도 못미치는 1할8푼에 불과하다.
주전 타자들 중에 3할을 넘긴 것은 삼성의 김한수( .364)와 박한이( .300) 두 명 뿐이고 현대는 심정수( .286)와 전근표( .250)가 2할5푼대를 턱걸이했거나 겨우 넘었다.
최소한 9차전을 치르게 된 올해 한국시리즈는 이래저래 이중고통 시리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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