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시리즈에서 보스턴 레드삭스에 4연패로 허망하게 주저 앉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가 오프시즌 동안 어떤 움직임을 보일 지가 흥미롭다.
현재 팬들의 관심은 뉴욕 양키스가 어떤 선수로 선발진을 보강할 것인가와 보스턴 레드삭스가 내년에도 현재 전력을 유지할 수 있을 지에 집중되고 있지만 올 시즌 최고 승률을 올린 세인트루이스도 내년 시즌 다시 월드시리즈에 도전하기 위해선 과감한 투자가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세인트루이스는 최악의 경우 선발투수 3명과 내야 수비의 핵심 3명을 잃을 수도 있다.
세인트루이스는 올 시즌 선발투수 5명 중 3명이 프리에이전트 자격을 갖는다. 구단 고액 연봉 2순위인 맷 모리스와 올 시즌 에이스 노릇을 해줬던 크리스 카펜터와 포스트시즌에서 1선발로 활약했던 우디 윌리엄스가 FA를 신청할 수 있다.
카펜터와 윌리엄스에 대해서는 구단 옵션을 행사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지고 있지만 이들과의 재계약을 심각히 고려해봐야 하는 상황이다. 과거 토론토 시절에도 부상 전력이 있는 카펜터는 이두박근 부상으로 9월 18일 이후 등판하지 못했다. 올 시즌 50만달러의 헐값에 구입해, 연봉의 20배에 가까운 효과를 봤지만 내년 시즌에도 올해 같은 활약을 보여 줄지 알 수 없는 상황. 내년이면 우리나라 나이로 40줄에 접어 드는 우디 윌리엄스에 대한 750만달러의 구단 옵션도 행사하지 않을 것이 확실시된다.
모리스는 과거와 같은 구위를 보여주지 못하며 실망스러운 시즌을 보냈다. 현재의 모리스에게 세인트루이스가 원하는 확실한 1선발의 모습을 기대하긴 힘들다. 그는 지난 시즌 1500만달러 규모의 2년 재계약 제의를 거부했다.
당연히 세인트루이스의 오프시즌 목표 1순위는 선발투수 확보다. 다행히 오프시즌에는 에이스 급 투수도 몇 명 나와 있는 상태, 올 시즌 월드시리즈에서의 수모를 생각한다면 ‘진정한 에이스’를 잡을 수 있다면 금상첨화다.
그러나 현재 총액 연봉 랭킹 1,2,3위인 뉴욕 양키스와 보스턴 레드삭스, 애너하임 에인절스도 에이스 확보를 위해 전쟁을 벌일 전망이어서 이들 구단에 비해 상대적으로 자금 여유가 없는 세인트루이스로서는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질’ 가능성이 높다.
이미 페드로 마르티네스에 대해 세 구단이 모두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플로리다의 영건 칼 파바노는 양키스와 보스턴이 이미 ‘찜’을 해놓았다며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형국이다. 파산한 애리조나 다이아몬백스의 랜디 존슨도 노려 볼 만하지만 얼마 전의 양키스 미팅에서 조지 스타인브레너 구단주가 그의 확보 지령도 내려 놓은 상태다.
세인트루이스로서는 러스 오티스, 재럿 라이트(이상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케빈 밀우드(필라델피아 필리스), 데릭 로(보스턴 레드삭스), 브래드 래드키(미네소타 트윈스), 매트 클레멘트(시카고 커브스) 등의 영입을 노릴 것으로 보이지만 모두 월드시리즈 1선발로는 중량감이 조금 모자란다.
세인트루이스가 자랑하는 키스톤 콤비도 모두 FA 자격을 얻는다. 유격수 에드가 렌테리아는 이미 FA를 신청했고 2루수 토니 워맥도 FA 자격을 얻는다.
렌테리아는 세인트루이스에 남고 싶다는 의사를 보였으나 최소 연봉 1000만달러를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그를 포기하고 FA 시장에 쏟아져 나온 유격수 중 한 명과 계약을 하고 여유 자금으로 에이스 투수에 베팅을 할 것인지, 공수주를 겸비한 렌테리아를 만족시킬 수 있는 금액을 지불할 것인지, 어려운 선택이 아닐 수 없다.
현재 크리스티안 구스만(미네소타 트윈스), 네이피 페레스(시카고 커브스), 리치 오릴리아(샌디에이고 파드레스), 로이스 클레이턴(콜로라도 로키스), 크레이그 카운셀(밀워키 브루어스), 포키 리스(보스턴 레드삭스) 등 렌테리아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의 매물들이 시장에 나올 예정이다.
1년 만 어떻게 떼워볼 심산이라면 배리 라킨(신시내티 레즈)이나 오마 비스켈(클리브랜드 인디언스), 호세 비스카이노(휴스턴 애스트로스)도 대안이 될 수 있다.
여기에 주전 포수 마이크 매서니도 구단을 떠날 공산이 크다. 유망주 야디어 몰리나의 성장을 기대하고 있는 세인트루이스는 매서니에 다년 계약을 제시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세인트루이스가 오프시즌 동안 가장 기대하고 있는 것은 좌완 투수 릭 엔킬의 완벽한 부활이다. 2001년 포스트시즌 이후 3년 만에 빅리그에 돌아온 엔킬은 몰리나와 푸에르토리코 교육리그에 참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