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한국시리즈 9차전에서 현대에 패배한 김응룡(63) 삼성감독은 인터뷰에서 묘한 말을 던졌다.
내년 시즌에 대한 전망을 묻는 질문에 "우리나라에서 감독에게 임기를 보장해주는 구단이 있나. 구단으로부터 재신임을 받아야 내년에 다시 한 번 해보지"라고 말했다.
듣기에 따라서는 뉘앙스가 상당히 풍기는 말이었다.
김응룡 감독은 2001년 큰 화제를 불러일으키며 1983년부터 18년간 몸담았던 정든 해태를 떠나 삼성으로 옮겼다.
계약기간은 5년. 정상적으로 임기가 보장된다면 내년시즌까지 삼성을 이끌게 된다.
김응룡 감독이 이미 정규시즌 중에 구단으로부터 임기 보장에 대한 언질을 받았다는게 정설이다. 내년시즌까지 감독으로 활동한 후 선동렬(41) 수석코치에게 자연스럽게 바통을 넘긴다는 것이다.
김응룡 감독도 자신의 후계자는 선동렬 코치가 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야구인들은 선 코치가 작년 시즌이 끝난 후 두산과 LG 등 여러 구단의 감독직 제의를 뿌리치고 삼성코치로 진로를 결정한 것도 김응룡 감독의 조언이 결정적인 노릇을 한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김응룡 감독이 대뜸 "구단의 재신임"을 거론한 것은 항간의 소문과는 달리 아직 구단으로부터 내년 시즌에 대한 확실한 보장을 받지 못한데 따른 것 아니냔느 해석이 흘러나오고 있다.
실제 일부 삼성 구단관계자들은 김 감독의 존재를 부담스럽게 여기고 있다는 말도 떠돌고 있다.
김 감독이 차지하는 비중이 워낙 커 구단쪽에서 함부로 발설하지 못할 따름이라는 것이다. 다른 구단처럼 젊은 감독이 삼성을 이끌면 팬들에게 어필할수 있는 것 아니냐며 선동렬 코치의 조기 감독취임을 거론하는 야구인도 적지 않다.
현재 상황으로 봐서 김 감독은 큰 이변이 없는 한 내년 시즌에도 삼성호를 계속 지휘할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하지만 재계 라이벌이었던 현대에 무너지면서 김 감독의 입지가 그리 확실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반론도 있다.
2001년 삼성감독으로 취임한 후 통산 3회 한국시리즈 진출, 1회 한국시리즈 우승이라는 성적만 놓고 보면 코끼리감독은 삼성에서도 성공시대를 이어가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