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비노 대신 ‘외계인의 저주’가 시작되나.
1920년 베이브 루스를 뉴욕 양키스로 트레이드한 보스턴 레드삭스는 1918년 이후 86년 동안 월드시리즈 우승과는 인연이 없었다.
1986년 월드시리즈 6차전에서 보스턴 레드삭스의 1루수였던 빌 버크너의 ‘알까기’ 실수는 월드시리즈 우승을 거짓말처럼 뉴욕 메츠에 넘겨줬고 그 실수의 주인공인 버크너는 현재까지 야인으로 전전하고 있다.
호사가들은 그 후부터 베이브루스의 애칭이었던 ‘밤비노’를 이용해 보스턴이 ‘밤비노의 저주’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고 보스턴을 조롱하기 시작했다.
그로부터 18년이 흐른 2004년.
보스턴 레드삭스는 ‘밤비노의 저주’를 비웃듯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에서 숙적 뉴욕 양키스에 3패 후 기적적인 4연승을 일궈낸 다음 결국 월드시리즈까지 제패해 86년의 한을 풀었다.
보스턴의 우승에는 7년간 몸담으며 ‘뉴욕 양키스 타도’에 선봉장 구실을 했던 페드로 마르티네스가 있었다.
그는 도미니카공화국 출신으로 7년간 사이영상 3회 수상, 182승, 방어율 2.71이라는 경이적인 기록을 달성했다.
이런 그가 보스턴과의 이별을 준비하고 있다.
표면상 드러난 이유는 돈 때문이다.
보스턴은 지난 7년 동안 9000만 달러의 연봉을 지급했고 FA를 선언한 페드로와 다년 계약은 불가하다는 구단 내부 방침을 내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33세인 페드로는 과거 LA 다저스와 몬트리올 엑스포스에 잠깐 몸 담은 적은 있지만 자신의 모든 걸 걸었던 보스턴 레드삭스에 잔류하길 희망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뉴욕 양키스는 과거 84년 전 베이브 루스를 영입하며 철저히 보스턴 레드삭스를 타도했던 것처럼 페드로를 영입해 다시 ‘페드로 마르티네스의 저주’를 불러일으키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페드로 마르티네스와 오는 12일까지 우선 협상권을 갖고 있는 보스턴 레드삭스의 행보에 관심이 쏠려 있지만 그를 사랑하고 있는 보스턴 팬들은 행여나 ‘외계인의 저주’가 시작되지는 않을까 은근히 가슴 조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