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로드', 제 2의 마리아노 리베라가 될 것인가
OSEN 뉴욕=대니얼 최 통 기자
발행 2004.11.04 08: 17

'K-로드의 시대가 활짝 열렸다.’
 애너하임 에인절스가 지난 10년간 뒷문을 지켜 온 트로이 퍼시벌(35)과 재계약을 포기하고 셋업맨 프란시스코 로드리게스(22)에게 마무리의 중책을 맡긴다.
이같은 움직임은 이미 지난 2002년부터 예견됐다. 당시 ‘랠리몽키’ 신화를 일으키며 강호들을 물리치고 팀 창단 이후 첫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했을 때 로드리게스는 다이내믹한 투구 동작으로 90마일대 중반이 넘는 불 같은 강속구와 뱀을 연상시키듯 크게 휘어지는 날카로운 슬라이더로 타자들을 압도했다.
 정규시즌에서 고작 5경기에 나와 5⅔이닝밖에 던지지 않았던 그를 포스트시즌 로스터에 합류시킨 마이크 소시아 감독의 뛰어난 예지력에 보답하듯 로드리게스는 5승1패(방어율 1.93)를 기록하며 ‘신데렐라’로 떠올랐다. 특히 18⅔이닝 동안 무려 28개의 삼진을 잡아내 ‘K-로드’라는 닉네임까지 얻었다.
 소시아 감독은 로드리게스를 선발로 전환시키라는 주위의 압력에 굴하지 않고 그를 마무리 투수로 키우기 위해 지난 2년간 셋업맨으로 중용했다. 로드리게스는 2003년에 8승3패 2세이브(방어율3.03)의 성적을 올린데 이어 올 시즌에는 퍼시벌이 부상을 당한 기간 동안 임시 마무리로 뛰어난 활약을 펼치며 4승1패 12세이브(방어율 1.82)를 기록,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애너하임은 올 연봉이 783만 달러에 달했던 퍼시벌이 잦은 부상에 시달리며 올 시즌 들어 구위가 눈에 띄게 떨어졌고 로드리게스의 경우 내년 시즌을 마친 후에나 연봉 조정 신청 자격을 얻게돼 연봉을 크게 절감하는 효과도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에 이 같은 세대교체를 단행하게 됐다.
 이런 움직임은 지난 1990년대 중반 뉴욕 양키스에서 단행됐던 세대교체와 너무도 흡사하다. 양키스는 1996년 월드시리즈 때 홈에서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에 2경기를 모두 내줘 패색이 짙었지만 이후 4연승을 거둬 정상에 올랐다. 당시 MVP는 5경기에 나서 4세이브를 기록한 마무리 투수 존 웨틀랜드(현 텍사스 레인저스 순회코치)의 차지였다.
 하지만 양키스는 그 해 정규시즌에서 셋업맨 리베라가 8승3패 5세이브(방어율 2.09)로 눈부신 활약을 펼치자 이듬해 월드시리즈 MVP인 웨틀랜드와 재계약을 맺지않고 리베라를 마무리로 중용했다.
그 후 리베라는 올 시즌까지 8년 동안 양키스의 뒷문을 든든히 지키며 총 336세이브를 기록, 메이저리그 최고의 소방수로 자리매김했다. 웨틀랜드는 텍사스 레인저스로 와서 마무리 투수로 뛰었다.
 과연 K-로드도 리베라가 걸어온 것처럼 메이저리그를 호령하는 최고의 마무리투수로 성장할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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