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렉 매덕스(38. 시카고 커브스)는 컨트롤의 마법사라고 해서 흔히 ‘마스터’로 통한다.
메이저리그 현역선수 가운데 구단주들이 가장 선호하는 투수로 정평이 난 매덕스가 내셔널리그 14번째 골드글러브를 수상하며 또 하나의 신기록을 향해 다가가고 있다. 짐 카트가 보유하고 있는 역대 메이저리그 골드글러브 최다 수상 기록(16회)에 2개 차로 접근한 것.
지난해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팀 동료이던 마이크 햄튼에게 빼앗기지만 않았어도 짐 카트의 16년(62~77년) 연속 골드글러브 수상 기록에도 도전할 수 있었을 정도로 그의 수비 실력은 이미 정평이 나 있다. 카트는 62~75년 아메리칸리그서 14년 연속, 76~77년 내셔널리그서 골드글러브를 손에 넣어 아메리칸리그 및 전체 메이저리그 연속 수상 기록을 갖고 있다.
사이영상 4회 수상, 통산 305승에 방어율은 2.95, 17년 연속 15승 기록, 그리고 투수임에도 통산 타율 0.245의 성적은 그렉 매덕스를 마스터로 칭하기에 손색이 없다.
매덕스는 빠르지는 않지만 무브먼트가 뛰어난 140km안팎의 직구와 타자 앞에서 변화무쌍하게 떨어지는 체인지업, 예리하게 타자의 무릎 아래로 파고드는 슬라이더가 일품이다.
더욱이 그에게는 모두가 인정하는 정교한 제구력이 있다.
통산 9이닝 당 1.93개의 볼넷 허용율을 기록하고 있으며 2001년에는 72⅓이닝 연속 무볼넷의 신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매덕스 본인도 “나의 최대 무기는 볼배합의 다양성과 강약조절”이라고 밝힐 만큼 그는 타자들에겐 저승사자와도 같은 존재로 현란한 피칭을 구사한다.
그렉 매덕스는 지난 1984년 시카고 커브스에 2라운드 지명을 받고 입단, 2년 뒤인 86년 9월8일 메이저리그에 데뷔했다.
출발은 여느 빅리거가 그랬던것처럼 쉽지는 않았다. 풀타임 첫 시즌인 87년에 6승14패, 방어율 5.61의 그저 그런 투수로 메이저리그의 첫 발을 내딛었으나 시즌이 끝난 후 매덕스는 밋밋한 직구를 포기하고 지금의 체인지업과 슬라이더를 개발했다.
그 결과 88년 18승8패에 방어율 3.18을 기록, 단숨에 정상급의 선발투수로 이름을 올려놓게 됐다.
사이영상과의 인연은 92년부터 시작되었다. 20승11패, 방어율 2.18의 성적으로 첫번째 사이영상을 거머쥐고 93년부터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로 자리를 옮겨 톰 글래빈-존 스몰츠-스티브 에이버리와 함께 애틀란타 브레이브스의 황금 선발진의 일원이 됐다.
애틀랜타에서의 첫 해였던 93년 20승10패, 방어율 2.36으로 두번째 사이영상을 수상한 매덕스는 94년 역시 16승6패, 방어율 1.56의 눈부신 성적으로 3년 연속 사이영상 수상의 신기록을 세웠다. 19승2패 방어율 1.63을 기록한 95년에는 샌디 쿠팩스 이후 첫 '2년 연속 만장일치'로 사이영상을 4연패했다.
하지만 욱일승천(旭日昇天)하던 매덕스도 월드시리즈에서는 별다른 재미를 보지 못했다.
비록 단 한차례 월드시리즈에서 우승은 했지만 매덕스의 포스트시즌 통산성적은 11승8패 방어율 3.24로 그의 명성에는 다소 미치지 못한다.
매덕스가 에이스를 맡은 9시즌 동안 애틀랜타는 포스트시즌에 9번 진출, 월드시리즈 우승 1회에 그쳤을 뿐이다.
2002년 매덕스는 허리 부상으로 데뷔 16년만에 처음 부상자명단에 올랐지만 오직 사이 영만이 가지고 있던 '15년 연속 15승 이상'의 대기록을 97년만에 재현했고 4년만에 2점대 방어율에 복귀했다.
올시즌을 앞두고 친정 팀 시카고 커브스에 복귀, 17년 연속 15승을 달성한 그가 앞으로 메이저리그 역사를 어떻게 써나갈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