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이승엽을 외야수로 전향시켰을까
OSEN 정연석 기자 < 기자
발행 2004.11.04 17: 35

일본 프로야구 지바 롯데 마린스에서 뛰고 있는 홈런 타자 이승엽(28)이 내년 시즌부터 포지션이 바뀌어 현재 마무리 훈련서 외야수 훈련을 쌓고 있는 배경을 두고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보비 밸런타인 감독(54)은 "이승엽이 2004시즌 후쿠우라에게 밀려 지명타자로 자주 출장하다보니 타격 밸런스를 찾지못해 고전한 것 같다"면서 외야수로 포지션 변경 이유를 밝혔다.
듣기에 따라서는 이승엽을 많이 배려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제 아무리 좋은 타자라도 수비수로 출장하지 않으면 타격감을 제대로 유지하기 힘든 것은 사실이다. 특히 수비 부담이 비교적 적은 1루수로라도 출전했더라면 이승엽이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다는 게 국내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하지만 이를 액면 그대로 받아 들이기에는 미심쩍은 점이 없지 않다.
밸런타인 감독은 후쿠우라가 외야 수비를 전혀 할 수 없어 이승엽을 외야수로 전향시켰다고 또 다른 설명을 곁들였다.
뒤집어 말하면 이승엽보다 후쿠우라가 1루수로 뛰는 게 훨씬 팀 전력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나 다름없는데 후쿠우라는 본래 외야수와 1루수를 다 소화할 수 있는 선수다. 그럼에도 굳이 1루수로 기용하겠다는 것은 후쿠우라에게 큰 부상이 있지 않는 한 속된 말로 이승엽이 물을 먹은 것이다.
일본에서 외야 주전 경쟁은 다른 어느 포지션보다 치열하다. 3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대여섯 명이 경쟁을 벌이는 게 현실이다.
주전 꿰차기가 1루수보다 훨씬 어려운 외야수로 변경한 것은 이승엽에게 마지막 기회를 주겠다는 밸런타인 감독의 의도된 계획일 가능성이 높다.
외야 주전 자리를 확보하지 못하면 이승엽을 전력 외의 선수로 치고 내년 시즌을 꾸려갈 수도 있다는 것이다.
올시즌 일본 프로야구 적응에 실패, 본색이 드러난 이승엽에게 그다지 비중을 두지 않고 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지금으로서는 밸런타인 감독의 정확한 속내를 알수 없지만 내년 3월초 시범경기를 지켜봐야 이승엽을 외야수로 전향시킨 이유를 알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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