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에는 없는 것이 없다. 돈도 있고 국내 최고시설을 갖춘 경산 볼파크도 있다. 뿐만 아니다. 한국프로야구 최고의 명장이라는 김용룡 감독이 4년째 지휘봉을 잡고 있다. 거기에다 지난해 말 수석코치로 부임한 한국 프로야구 최고 스타 출신의 선동렬까지 버티고 있다.
그리고 2002년에는 프로야구 출범 후 처음으로 한국시리즈 패권을 차지했다.
이제 더 이상 바랄 게 없다. 물론 올 한국시리즈에서 현대를 꺾고 정상에 올랐다면 금상첨화였겠지만 말이다.
그러나 부자 구단 삼성에도 없는 게 있다. 9년째 이어져 오고 있는 징크스 아닌 징크스가 그것이다.
정규시즌 신인왕이다. 삼성이 신인왕을 배출한 것은 두 차례 있었다. 93년 양준혁, 95년 이동수가 삼성에 신인왕을 안겨준 주역이다.
말하기 좋아하는 사람들은 삼성을 헐뜯을 때 약방의 감초처럼 들먹이는 게 신인이다. 좀 과한 표현이긴 하지만 삼성이 제대로 된 신인을 키워낸 적이 있느냐는 것이다. 이럴 때 삼성 관계자들은 이승엽이라는 한국 프로야구 최고의 홈런타자를 배출한 것도 우리 팀인데라며 주위의 비난을 일축하곤 하지만 신인왕 얘기만 나오면 난감해 하는 것도 사실이다.
올 한국시리즈에서 맞붙은 현대만 해도 96년 프로야구에 뛰어든 후 지난해까지 8년간 4명의 최우수 신인선수를 배출했다. 박재홍(96년) 김수경(98년) 조용준(2002) 이동학(2003)이 주인공.
이 때문에 삼성은 오는 8일 열리는 올 정규시즌 신인왕 투표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브룸바(현대)와 배영수(삼성)가 경쟁을 벌일 MVP보다는 권오준(삼성)과 오재영(현대)싸움으로 좁혀진 신인왕 타이틀에 훨씬 더 비중을 두고 있다.
그동안 타 구단이 키운 선수를 돈주고 데려와 강팀으로 군림했다는 소리를 더 이상 듣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구단 측에서도 권오준 신인왕 만들기에 공을 들이고 있다. 표면적인 성적만 놓고 보면 권오준이 앞선다. 올시즌 11승을 거뒀기 때문이다. 하지만 프로야구 담당기자들로 구성된 투표인단의 표심이 반반으로 나뉘어져 있어 고민이 더한다. 오재영은 선발10승에다 한국시리즈에서도 인상적인 투구로 귀중한 1승을 따냈기 때문이다.
MVP를 내주는 한이 있더라도 신인왕만큼은 양보할수 없다는 삼성의 소원이 9년만에 이뤄질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