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링의 ‘핏빛 투혼’은 잘못된 계약의 산물
OSEN 박상은 기자< 기자
발행 2004.11.08 11: 56

올해 월드시리즈 최고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커트 실링(38.보스턴 레드삭스)의 ‘핏빛 투혼’을 꼽을 수 있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시절 메이저리그 최고의 좌완 투수 랜디존슨과 함께 최강의 원투펀치 위용을 뽐냈던 실링은 올 초 보스턴 레드삭스로 이적한 후 86년동안 ‘무관의 한’에 시달렸던 보스턴에 월드시리즈 반지를 선사했다.그러나 실링의 이같은 성공은 메이저리그 사무국의 작은 실수(?)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는 8일(이하 한국시간) 칼럼을 통해 지난해 말 보스턴 레드삭스와 커트 실링이 맺은 계약은 메이저리그 사무국의 실수에서 비롯된 계약이었다는 뒷 이야기를 전했다.
지난해 말 시즌이 끝나기도 전에 보스턴 구단은 ‘밤비노의 저주’를 풀어줄 열쇠로 커트 실링을 지목했고 테오 엡스타인 단장이 직접 피닉스로 날아가 협상 테이블에 앉았다.
96년 이후 에이전트 없이 직접 협상을 벌이고 있는 실링은 보스턴과의 계약 협상에서도 ‘나홀로 계약’에 나섰고 엡스타인 단장은 실링을 설득하기 위해 3년 계약에 총 3750만달러를 제시했다.
이에 실링은 이른바 ‘월드시리즈 프리미엄’을 내걸었다.
실링이 내건 이 조건은 ‘오는 2006년까지 월드시리즈에서 우승할 때마다 매년 200만달러를 보너스로 지급한다’였고 매년 우승할 경우 구단 옵션이 자동적으로 행사돼 2007년에는 1300만달러의 연봉이 보장돼 있다.
엡스타인 단장 역시 실링이 트레이드 거부 조항 삽입 대신 내세운 조건으로 해석, 이를 수용했다.
하지만 이 계약은 메이저리그 규약에는 어긋난 계약이었다.
구단이 선수에게 지급하는 보너스는 게임출장, 투구 이닝수, 타율 등에 의해 국한돼 있지만 월드시리즈 우승과 같은 성과급성의 옵션 계약은 불허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메이저리그 규약 3항(b조-5)에서는 ‘시즌이 끝나기 전 구단과 선수간의 계약은 인정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시즌이 끝난 후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커트 실링과 보스턴 구단의 이면 계약에 대한 실수를 인정했고 향후 이와 같은 유사한 계약은 용인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만일 보스턴과 실링의 계약 당시 MLB 사무국의 정당한 조치(?)가 취해졌다면 ‘핏빛투혼’을 보여주며 86년간 시달렸던 ‘밤비노의 저주’를 푸는 데 앞장 선 커트 실링의 활약상은 애초부터 탄생하기 어려웠다는 점에서 뉴욕 시민들로서는 아쉬움이 남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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