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리그 구단들, '보라스 경계령'
OSEN 알링턴=박선양 특파 기자
발행 2004.11.09 09: 53

'물건은 탐이 나지만 장사꾼을 믿을 수가 없다.'
 플로리다주 키 비스케인에서 이번주 내내 열리는 단장회의에 참석하는 빅리그 30개구단의 단장들이 슈퍼에이전트 스캇 보라스를 경계하며 협상에 신중을 기할 태세이다.
 올 스토브리그에는 어느 때보다도 특급 대어들이 프리 에이전트(FA) 시장에 많이 쏟아져나오고 있어 전력보강에 관심이 깊은 구단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고 있다. 올 포스트시즌 최대 히어로인 카를로스 벨트란(휴스턴 애스트로스), 보스턴 레드삭스 월드시리즈 우승의 주역들인 페드로 마르티네스, 데릭 로, 제이슨 베리텍, LA 다저스의 3루수로 올 시즌 깜짝 활약을 펼친 애드리안 벨트레, 그리고 강타자인 마글리오 오도녜스(시카고 화이트삭스)와 J.D.드루 등 각 구단들이 군침을 흘릴 만한 선수들이 수두룩하다.
 그러나 거기에는 '가시'가 돋아 있어 구매자들은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다름 아닌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이다. 보라스는 벨트란, 벨트레, 베리텍, 로, 오도녜스, 드루 등 이번 FA 시장을 주도할 초특급 선수들을 거느린 에이전트로 구단들을 상대로 흥정을 붙이고 있다.
 보라스는 그 중에서도 시장의 척도가 될 벨트란에 대해 '10년 장기계약을 원한다'며 구단들을 압박하고 있다. 관심이 있는 구단이라면 10년 계약에 적어도 연봉 2000만 달러 정도는 투자를 해야 벨트란을 얻을 수 있다며 몸값을 한껏 높이고 있다.
 그러나 구단들은 장기계약에 일단 난색을 표하고 있다. 10년짜리 장기계약은 알렉스 로드리게스(뉴욕 양키스)의 예에서 보듯 구단 운영에 치명적인 아킬레스건이 될 수도 있다. 이미 실패한 케이스로 판명이 난 상태여서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분위기가 대세다. 거기에다 보라스가 2001년 겨울 텍사스 레인저스와 로드리게스의 10년에 2억5200만 달러짜리 블록버스터 계약을 체결하면서 '사기극'을 펼친 전과가 있다는 주장들이 제기돼 이번에는 당하지 않겠다는 것이 구단들의 공통견해다.
 보라스는 로드리게스의 계약 협상을 할 당시 애틀랜타 브레이브스가 10년에 1억5000만 달러까지 제시했으나 텍사스에는 2억 달러안을 내놓은 구단이 있다며 압박해 텍사스가 2억5200만 달러의 사상최대의 몸값을 지불케 한 전력이 있다. 빅리그 관계자들은 당시 보라스가 텍사스에 제시했던 2억 달러 제시 구단은 '가공의 구단'으로 여기며 보라스를 의심하고 있다.
 그 때의 일을 아직까지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는 구단들은 보라스 사단 선수들이 탐나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호락호락하게 지갑을 열지는 않을 태세다. 단 변수는 빅리그 최고의 '큰손'인 뉴욕 양키스뿐이다.
돈에 구애받지 않고 맘에 드는 특급선수들을 ‘수집’하고 있는 스타인브레너 구단주가 어떤 결정을 내릴 것인가에 따라 보라스 사단과 각 구단들의 협상전선에서 주도권이 어느 쪽으로 넘어갈지 정해질 전망이다. 양키스가 보라스의 의도대로 움직이게 되면 올 FA 시장가는 예상 외로 높아질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빅리그 단장들과 보라스간의 밀고당기는 싸움에서 어떤 결말이 날 지 주시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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