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동렬식 야구가 서서히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 9일 삼성 사령탑에 오른 선동렬(41) 감독이 발빠른 행보로 자신의 야구 스타일을 펼치겠다는 구상을 밝혀 귀추가 주목된다.
첫번째 작품은 코칭스태프 조각. 감독 임명 하루만인 10일 전격적으로 코칭스태프를 정비하는 과단성을 보였다. 신용균 2군감독과 김종모1군 타격코치를 경질하는 선에서 소폭의 코칭스태프 인선을 단행했다.
주목해야 할 점은 자신과 코드가 맞는 한대화 2군 타격코치를 수석코치로 임명한 것이다. 또 크게 봐서 '선동렬 사단'으로 분류되는 김평호 원정기록원을 1군 수비코치로 기용한 것도 눈에 띈다.
나머지 코치들은 대부분 유임돼 큰 변화는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꼭 그렇지만도 않다.
둘도 없는 선후배사이인 한대화 수석코치에게 힘을 실어줘 코칭스태프의 장악력을 극대화하겠다는 의중을 드러낸 것이다. 타격과 작전에 관한 것을 한대화 코치와 상당부문 협의해 팀을 운영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관심을 끄는 또다른 것은 선수단 운영방침이다. 선 감독은 한국야구위원회(KBO) 홍보위원으로 있을때부터 입버릇처럼 "이름보다 실력 위주로 선수를 기용하겠다"는 뜻을 여러 번 밝혔다.
감독에 취임한 후에도 이같은 원칙에는 변함이 없을 것이다는 속내를 내비쳤다. 우선 FA자격을 얻은 임창용은 별로 안중에 없는 듯하다. 국내 최고의 마무리 투수이지만 평소 불성실한 태도로 선 감독의 믿음을 얻지 못하고 있는 임창용을 굳이 고집하지 않겠다는 뜻을 완곡하게 표현했다. "어차피 외국으로 나갈 확률이 70%이상 아니냐"며 크게 미련을 두지 않고 있는 듯한 뉘앙스를 풍겼다.
또 올 FA시장의 최대어인 심정수(현대) 스카우트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을 회피했다. "빠른 발을 가진 선수들이 없어 감독의 야구를 할 수 없는 게 삼성의 현실이다"며 "올 동계훈련 기간동안 새로운 방식의 훈련으로 팀을 바꿔 놓겠다"고 말했다. 홈런만 펑펑 치는 선수보다 작전 수행능력이 앞서는 선수를 중용하겠다는 것이다. 이런 점을 고려해 볼 때 심정수를 꼭 데려올 필요성이 없다는 듯한 느낌을 주고 있다.
반면 김한수나 신동주는 반드시 잡을 예정이고 타자를 보강할 생각이 별로 없다는 뜻도 밝혔다.
강동우 박한이등 발도 빠르고 작전 수행능력이 있는 선수들이 선 감독 휘하에서 중용될 가능성이 높은 반면 양준혁처럼 명성에 비해 기대에 못미친 선수들은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감수해야 할 전망이다.
투수진도 선동렬 감독의 작품으로 알려진 권오준 권혁등 젊은 선수들의 위상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계약기간이 5년이나 돼 2~3년후에 선동렬식 야구를 정상궤도에 올려놓기 위한 장기적인 포석으로 투수들도 운용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잠재 능력이 있는 선수들이 삼성의 새로운 주전으로 발돋움할 기회가 많아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