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재응과 알 라이터의 얄궂은 운명
OSEN 뉴욕=대니얼 최 통 기자
발행 2004.11.12 14: 29

'나이스 가이' 서재응(27)이 얄궂은 운명에 처했다.
 내년 시즌 뉴욕 메츠의 선발 로테이션 진입을 노리고 있는 서재응은 현재 따뜻한 플로리다의 포트세인트루시에서 개인 훈련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지만 같은 플로리다의 키비스케인에서 진행된 단장회의에서는 내년 시즌 그의 위상에 영향을 미칠 사안들이 시시각각으로 진행되고 있다.
 일단 크리스 벤슨과 알 라이터의 거취가 서재응에게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게 된다. 13일(이하 한국시간) 부터 프리에이전트들에 대한 계약이 시작되기 때문에 메츠는 가급적 빠른 시일 안에 벤슨과 계약을 맺는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다.
 메츠는 3년간 2300만 달러의 오퍼를 제시하고 벤슨 측의 반응을 기다리고 있다. 지난 7월말 트레이드 마감 때와는 달리 벤슨의 주가는 하한가를 치고 있다.현재 메츠 외에 딱히 그를 탐내는 구단이 나타나지 않고 있기 때문에 벤슨으로서도 별다른 대안이 없어 계약을 맺을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라이터다.라이터는 메츠 선수들 중 서재응에게 가장 살갑게 대해준 고참 투수다.평소에도 라이터는 릭 피터슨 투수코치보다도 더 적극적으로 서재응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불펜피칭 등을 유심히 지켜보며 기술적인 부분은 물론 정신적인 부분에서도 "5~6이닝을 던지는 투수에 만족하지 말고 1, 2이닝만 더 마운드에서 버틴다는 생각으로 매 경기에 임한다면 얼마든지 연봉 1000달러짜리 특급 투수로 발돋움할 수 있다"며 서재응의 어깨를 다독거렸다.
 하지만 이제 서재응이 살기 위해서는 가장 고마운 선배인 라이터가 팀을 떠나야 하는 상황에 처해 비정한 프로 스포츠 세계의 단면을 느끼게 한다.메츠는 오는 15일까지 라이터와 내년 시즌 1000만 달러의 연봉을 지불할 것인지, 아니면 200만 달러를 지불하고 바이아웃을 할 것인지 선택해야만 한다.
 만으로 39세인 라이터는 올 시즌 10승 8패, 방어율 3.21로 무난한 성적을 올렸지만 시즌을 마친 후 메츠 구단이 자신을 홀대했다며 섭섭한 감정을 지니고 있다.좌완투수 보강에 혈안인 양키스는 라이터가 메츠를 떠나는 순간만 잔뜩 노리고 있다. 라이터가 큰 경기 경험이 풍부하고 또 뉴욕에서 오랫동안 선수 생활을 했기에 양키스 선발 로테이션의 한 축을 충분히 담당할 것이라는 기대를 하고 있다.
 물론 라이터가 메츠에 잔류하지 않는다고 해서 서재응에게 선발 자리가 바로 보장되는 것은 결코 아니다.오마 미나야 단장이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의 '영건 3총사' 중의 하나인 좌완 배리 지토의 트레이드를 심도있게 논의했고, '수퍼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와도 만나 투수 중 FA 최대어로 꼽히는 칼 파바노의 영입을 논의하는 등 특급 투수 보강을 위해 분주히 뛰어다니고 있지만 성사 여부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일단 라이터가 떠나고 난 뒤 특급 투수들의 몸값이 구단들의 지나친 경쟁으로 터무니없이 치솟게 될 경우 서재응이 5선발로 중용될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만약 특급투수를 영입할 경우에도 메츠 측에서 트레이드의 반대급부로 내줄 수 있는 상대로는 유격수 호세 레예스와 투수 중에서는 서재응, 애런 헤일만 등의 카드밖에 없다.
 서재응은 스포츠전문 사이트인 에서 평가한 선발투수 랭킹에서 125위를 마크하고 있다. 메츠가 아니더라도 다른 팀에서 충분히 4선발이나 5선발로 뛸 수 있는 실력이 있다는 평가를 받은 셈이다.
서재응의 내년 시즌 거취가 어떻게 결정될 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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