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된 계약을 날려 버려라.'
한국인 빅리거 1, 2호인 박찬호(31·텍사스 레인저스)와 김병현(25·보스턴 레드삭스)에게 떨어진 '지상명령'이다. 박찬호와 김병현은 근년 부상에 따른 부진을 보인 탓에 미국 언론으로부터 '잘못된 계약'을 맺은 선수로 분류되며 스토브리그 트레이드 시장에 등장하는 '단골 선수'가 돼 있다.
미국 최대의 스포츠전문 웹사이트인 'ESPN'의 칼럼니스트 피터 개먼스는 지난 15일(이하 한국시간) 박찬호와 김병현의 장기계약을 ‘나쁘고 위험한 계약’ 중 하나로 꼽았다. 개먼스는 김병현과 박찬호를 비롯해 새미 소사,케빈 브라운,제이슨 지암비 등 고액 장기계약 선수 30명의 이름을 거론한 뒤 '간단하게 말해 그들의 계약은 나쁘다. 너무 돈이 많거나 기간이 너무 길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30대 중반 선수들에게 5년 계약을 주장하고, 20대 선수들에게 10년 계약을 요구하는 에이전트들의 태도가 문제'라고 덧붙였다.
같은 날 댈러스-포트워스 지역신문인 '스타 텔레그램'의 베테랑 야구전문기자 T.R. 설리번도 비슷한 주장을 펼쳤다. 그는 '박찬호와 알렉스 로드리게스의 장기계약이 효과가 없었던 탓에 텍사스 구단이 프리에이전트 시장에서 더 이상 특급 선수들과 장기 및 고액 계약을 맺지 않고 있다'고 소개했다.
또 콜로라도의 지역 신문인 '로키 마운틴 뉴스'도 얼마 전 박찬호와 콜로라도의 대니 네이글, 찰스 존슨 등과의 트레이드설을 거론하면서도 '잘못된 계약'으로 분류하기도 했다.
이처럼 박찬호와 김병현은 빅리그에서 대표적인 '잘못된 계약'선수로 분류되며 자존심을 상하고 있다. 박찬호는 2001년 겨울 텍사스와 5년에 6500만달러로 프리에이전트 계약을 체결했고 김병현은 지난해 연봉조정 신청 자격자로 보스턴과 2년에 1000만달러로 특급 계약을 맺었다. 그러나 둘다 부상에 따른 여파로 기대한 만큼의 성적을 내지 못하는 바람에 '잘못된 계약자'로 몰리고 있는 것이다. 물론 박찬호나 김병현 외에도 소사 브라운 지암비 등 쟁쟁한 다른 특급 스타들도 비슷한 범주로 구분되고 있어 크게 기분 나쁠 것은 없지만 그래도 기분 좋은 일은 아니다.
올 겨울 절치부심하며 훈련에만 전념하고 있는 박찬호와 김병현이 내년 시즌에는 화려한 재기로 '잘못된 계약'이 아닌 '잘한 계약'으로 탈바꿈하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