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영수, 이가 아파요
OSEN 홍윤표 기자 chu 기자
발행 2004.11.17 11: 50

2004년 페넌트레이스 최우수선수(MVP)로 더욱 빛난 배영수(23. 삼성 라이온즈)가 치통에 시달리고 있다.
배영수는 한국시리즈가 끝난 후 누적된 피로와 치통으로 17일 대만으로 떠난 팀 전지훈련 대열에서 빠져 현재 대구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선동렬 신임 감독의 ‘내년 시즌에 대비한 몸추스르기에 전력을 기울이라’는 특명과 배려도 있긴했지만 치통으로 원정을 함께 떠날 처지가 못됐던 것이다.
사실 치통은 투수들을 괴롭히는 일종의 직업병과도 같다. 공을 던지는 순간에 이를 악물고 던지는 탓에 이가 부실한 투수들이 의외로 많다.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라는 말도 있으나 이가 부실하면 만사가 귀찮아 진다. 치통은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를 정도로 고통이 심하다.
1996년 6월29일 ‘핵주먹’ 마이크 타이슨은 WBA 프로복싱 헤비급 타이틀매치에서 챔피언 에반더 홀리필드의 귀를 두 차례나 물어뜯는 바람에 졸지에 그의 ‘이빨’이 유명세를 탄 적도 있다. 사람의 이가 때로는 공격 수단으로도 돌변할 수 있음을 극명하게 보여준 사례다.
배영수는 한국시리즈 직전부터 어금니가 은근히 아파왔으나 이를 참아내며 극도의 긴장감 속에 한국시리즈를 치렀다. 그러나 시리즈 직후 치통이 심해져 대구 시내 해인치과를 다니며 치료를 받고 있는 중이다.
투수들이 이를 보호하기 위해 복서처럼 ‘마우스피스(mouthpiece)’를 착용하는 사례도 있다. 배영수도 내년 시즌부터 마우스피스를 끼는 것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텍사스 레인저스의 박찬호(31)는 술 담배를 안해 이는 깨끗하지만 튼실하지는 못하다고 한다.
1998년 12월 방콕 아시안게임에 한국 대표로 나갈 당시 박찬호는 마우스피스의 일종인 ‘스플린트(splint) ’를 특수제작, 착용한 채 공을 던진 적도 있다. 치아 보호를 겸한 턱관절 교정장치로 알려져 있는 스플린트는 투수 뿐만 아니라 타자들도 착용하기도 한다. 그렇지만 박찬호는 그 후 스플린트를 사용한 적이 없다고 한다. 이물감에다 아무래도 불편하기 때문인 듯하다.
미국에서는 마우스피스가 선수들의 집중력을 길러주고 경기력 향상에도 도움을 준다는 학술보고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실제로 메이저리거들이 경기를 할 때 마우스피스를 착용하는 일은 거의 없다.
현대 외야수 심정수는 이가 가지런하게 나 있어 웃을 때면 아주 보기 좋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그의 앞니는 의치다. 중학교(청원중) 때 공에 맞아 이가 부러지는 바람에 윗니 2개와 어금니가 망가져 의치를 해넣었다.
심정수의 잘 생긴(?) 이에 현혹된 것인지 타이슨의 이빨 소동이 벌어지기 전이었던 96년 9월7일 서울시치과의사회가 그에게 ‘건치(健齒) 스포츠맨상 ’을 준 웃지못할 일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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