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 레인저스가 '코리안 특급' 박찬호(31)를 쉽게 내보낼 수 없는 이유가 밝혀졌다. 댈러스_포트워스 지역신문인 '스타 텔레그램'은 20일(이하 한국시간) '비록 텍사스가 박찬호를 놓고 콜로라도와 트레이드 협상을 벌였으나 성공하지 못했다. 텍사스는 또한 박찬호와의 관계를 끊을 준비가 안돼 있다. 박찬호가 건강하게 95마일(시속 153㎞)의 강속구를 던지며 시즌을 마친 후이기에 더욱 그렇다'고 보도해 눈길을 끌고 있다.
한마디로 텍사스 구단이 박찬호가 시즌 말미에 보여준 재기 가능성 때문에 쉽게 그를 내치지 못한다는 것이다. 기사를 쓴 텍사스 레인저스 전문 취재기자인 T.R 설리번은 텍사스 구단이 박찬호를 쉽게 생각하고 내보냈다가 박찬호가 다른 구단에서 내년 시즌 화려하게 재기를 하게 되면 '부메랑'이 돼 텍사스 구단으로 돌아올 가능성도 충분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현재 다른 구단들은 박찬호의 2년간 남은 연봉 2900만달러 중 상당액을 텍사스가 부담해야만 데려갈 수 있다는 태도여서 텍사스 구단이 쉽게 결정을 못내리고 있는 상황이다. 돈까지 부담하며 내보냈는데 박찬호가 보란듯이 다른 구단에서 재기를 하게 되면 텍사스 구단으로선 '이중 손해'를 보게 되는 셈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팬들로부터 더욱 원성을 사게 될 것이다. 결국 부담해야 하는 거액의 돈도 돈이지만 박찬호의 재기 가능성 때문에 쉽게 내보내지 못하는 것이다.
비슷한 사례가 현재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에서 뛰고 있는 좌완 선발 마이크 햄턴이다. 햄턴은 2000년 겨울 콜로라도 로키스와 8년에 1억2천1백만달러의 계약을 맺은 후 2년 연속 실력발휘를 못했다. 그러자 콜로라도는 2002년 겨울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플로리다 말린스와 삼각 트레이드를 통해 햄턴을 처분하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투수들의 무덤'인 콜로라도를 벗어나 애틀랜타에 둥지를 튼 햄턴은 재기에 성공하며 몸값을 떠안은 플로리다와 쫓아낸 콜로라도 구단을 속쓰리게 했다. 햄턴은 2년 연속 두자릿수 승수(2년간 27승 17패)를 기록하며 애틀랜타의 주축 투수로 맹활약하고 있다.
텍사스 구단으로선 햄턴이 '반면교사'인 셈이다. 박찬호와 함께 몸값을 제대로 못하던 선수였던 햄턴이 팀을 옮기자 부활을 했는데 부상으로 부진했던 박찬호가 건강한 몸으로 팀을 옮기면 전성기 때 구위를 선보이며 '제2의 햄턴'이 될 가능성은 충분한 것이다. 박찬호가 올 시즌 막판 빅리그에 복귀해서 시즌 최종전인 시애틀전 등에서 95마일 이상의 강속구를 뿌리며 안정된 경기도 보여준 터여서 더욱 그렇다.
'스타 텔레그램'은 이런 정황 때문에 박찬호는 내년 시즌 텍사스 선발 로테이션의 한 축을 맡을 것으로 전망했다. 텍사스 구단이 존 리버, 폴 버드 등 준척급 선발 투수를 한 명 정도 더 보강한다 해도 박찬호는 선발 로테이션에 버틸 공산이 큰 것으로 이 신문은 내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