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A에서 득점왕은 주로 마이클 조던과 같은 슈팅가드나 샤킬 오닐과 같은 센터들의 전유물처럼 여겨져 왔다.
하지만 올 시즌에는 조용한 반란이 일어나고 있다. 파워포워드인 피닉스 선스의 아마리 스타더마이어(208cm)가 22(한국시간) 현재 경기당 평균 28.7득점으로 당당히 1위를 달리고 있다. LA 레이커스의 코비 브라이언트(27.9득점), 필라델피아 76ers의 앨런 아이버슨(26.1득점), 마이애미 히트의 드웨인 웨이드(26.1득점) 등의 슈터들이 스타더마이어의 뒤에 포진하며 호시탐탐 선두 탈환을 노리고 있어 사상 유례없는 치열한 득점왕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파워포워드가 득점왕에 등극한 것은 1975~76 시즌 밥 매커두가 31.1득점을 기록한 것이 마지막이다. 센터 겸 파워포워드였던 매커두 이후로는 도미니크 윌킨스, 마이클 조던 등의 슈팅가드들의 전성시대가 이어졌다. 조던이 첫 번째로 은퇴했던 1993~94 시즌에는 센터인 데이빗 로빈슨(샌안토니오 스퍼스·29.8득점)이 라이벌 센터인 샤킬 오닐(29.3득점)과 하킴 올라주원(27.3득점)을 제치고 1위에 올라 눈길을 끌었다.
이듬해인 1994~95 시즌에는 ‘공룡센터’ 샤킬 오닐이 29.3득점으로 생애 첫 득점왕 타이틀을 차지했다. 오닐은 조던이 두 번째로 은퇴를 선언한 1999~2000 시즌에도 29.7득점으로 다시 정상에 등극, 리그 최고의 센터임을 과시했다.
하지만 카림 압둘-자바(3만8387점)에 이어 NBA 통산 득점 2위에 올라있는 칼 말론(3만6928점)은 역대 최고의 파워포워드로 꼽히지만 불행하게도 4번이나 득점 부문 2위에 오르는데 그쳤다. 공교롭게도 4번 모두 마이클 조던에 간발의 차이로 밀렸다. 특히 1989~90 시즌에 말론은 평균 31득점을 올리고도 타이틀을 따내지 못하는 불운을 겪었다.
따라서 시즌 초반이라 변수가 많지만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NBA로 직행한 지 3년 차인 스타더마이어가 득점 부문 1위를 질주하고 있다는 사실은 팬들에게 신선한 충격이 아닐 수 없다. 또 한가지 주목할 만한 사실은 48분당 평균 득점으로 환산했을 때에도 스타더마이어는 37.7득점으로 여전히 1위를 달려 ‘영양가 만점’의 플레이를 펼치고 있다는 점이 입증됐다.
득점 2위를 달리고 있는 코비 브라이언트의 경우 48분당 평균 득점으로 환산할 경우 31.7득점으로 순위가 6위로 크게 떨어진다. 즉 두 선수의 출장시간이 같을 경우 스타더마이어의 득점이 코비보다 월등히 높기 때문에 팀에 대한 기여도가 훨씬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지난 시즌 20.6득점에 머물렀던 스타더마이어의 평균 득점이 이처럼 약 8점이나 높아진 원인은 바로 포인트가드 스티브 내시의 덕이다. 댈러스 매버릭스에서 더크 노비츠키와 콤비를 이뤄 맹활약을 펼쳤던 내시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친정팀인 선스로 복귀해 노련한 경기 운영으로 어린 선수들을 이끌고 있다.
내시는 올 시즌 평균 12개의 어시스트를 올려 이 부문 단독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또 선스는 내시와 스타더마이어의 콤비를 앞세워 경기당 107.7득점을 올려 2위 댈러스(102.3득점)보다 5.4점이나 앞서고 있다. 최하위인 뉴저지 네츠(81.4득점)과 비교하면 무려 26.3점이나 많다.
또 한가지 스타더마이어가 내시의 덕을 크게 본다는 결정적인 증거는 바로 덩크슛이다. 스타더마이어는 21일 까지 총 31개의 덩크슛으로 득점을 올려 마이애미 히트의 샤킬 오닐(27개)를 제치고 1위를 질주하고 있다. 내쉬의 안성맞춤형 어시스트가 없이는 불가능한 기록이다.
지금까지의 NBA 역사를 보면 파워포워드가 득점왕에 올랐던 경우가 극히 드물지만 올 시즌에는 ‘어시스트의 달인’ 내시와 호흡을 맞추고 있는 스타더마이어가 30년 만에 파워포워드 출신의 득점왕이 될 가능성이 현실화되고 있다.
스타더마이어의 초반 돌풍이 언제까지 이어질 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