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리즈, MVP와 신인왕 경쟁. 재계 라이벌이었던 삼성과 현대는 올 시즌 내내 결정적인 승부처에서 한 판 승부를 벌이곤 했다.
FA시장의 빅2로 꼽혔던 심정수(29)와 박진만(28)을 삼성이 싹쓸이 하면서 현대와 삼성이 또한번 대결을 벌이게 됐다.
이번에는 그라운드가 아닌 장외 머리싸움이다. 삼성은 현대 소속이었던 박진만과 심정수를 낚았지만 고민에 빠져있다. 18명의 보호선수명단에 누구를 넣고 누구를 빼느냐는 문제 때문이다.
야구규약 167조에 따르면 FA선수를 영입한 구단은 원 소속구단에 보상을 해줘야 한다. 금전보상과 선수보상을 함께 규정헤 놓고 있다. FA 선수를 영입한 구단은 KBO가 승인을 공시한 후 7일 이내에 18명의 보호선수 명단을 원 소속구단에 제시해야 한다.
원 소속구단은 그 후 7일 이내에 보호선수 18명을 제외한 나머지 선수 중 한 명을 보상선수로 지명하고 FA선수의 올 시즌 연봉의 300%를 돈을 받거나 보상선수를 받지 않는다면 연봉의 450%(규정에는 1.5배의 300%)를 받거나 양자택일 해야 한다.
공교롭게도 삼성은 현대 출신 FA 2명을 한꺼번에 잡아 2명의 선수를 보상할 의무가 있다.
같은 날짜에 계약을 해 문제가 약간 꼬였다. KBO 규약에 따르면 FA선수를 영입한 구단은 원 소속구단에 선수를 보상해야 한다고 정해놓고 있지만 특정 팀의 2명이 동시에 다른 한 팀 유니폼을 입었을 경우에 대한 규정은 없기 때문이다.
일단 KBO는 삼성이 18명의 보호선수 명단을 현대에 제시하면 현대는 보호선수를 제외한 나머지 선수 가운데 2명을 지명할 수 있다는 유권해석을 내렸다.
심정수와 박진만에 대해 각기 다른 보호선수 명단을 제출할 수도 있다. 물론 그럴 경우는 낮은 편이다. 삼성이 굳이 심정수와 박진만에 대해서 각기 다른 보호선수 명단을 제출할 가능성이 그리 높지 않기 때문이다.
삼성이 두 가지 카드를 들고나올 경우 현대로서도 보상선수를 낙점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현대는 아직 내부 방침을 정하지는 않았지만 보상선수로 1명만 지명하고 나머지는 현금으로만 보상받을 가능성이 높다.
아직까지 삼성이나 현대는 보호선수와 보상선수에 대한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삼성이 어떤 전력 구상을 그리느냐에 따라 현대의 태도도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삼성과 현대의 지략 대결이 관심을 끄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