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 진만이도 가고 이제는 브룸바도 떠나네."
현대 김재박 감독(50)은 요즘 입이 바짝 타들어 가고 있다.
올 한국시리즈에서 삼성을 꺾고 2연패를 달성하며 통산 4회우승의 금자탑을 쌓은 흥분이 채 가시기도 전에 핵심선수들이 팀을 속속 떠나고 있기 때문이다.
김응룡 삼성 사장의 뒤를 이을 명장으로 자리매김한 김 감독은 내년 시즌 우승을 공언한 상태지만 상황이 여유가 있는 게 아니다.
올 FA시장의 최대어로 꼽혔던 슬러거 심정수와 내야수비의 핵 박진만이 라이벌 삼성으로 말을 갈아타자 김감독은 마음이 편치 않았다.
워낙 거액을 줘야 하는 심정수는 그렇다 치더라고 박진만은 팀에 남아 줬으면 하는 게 솔직한 마음이었다.
그러나 삼성의 돈공세에 구단이 제대로 힘 한번 못쓰고 박진만마저 놓치자 허탈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심정수와 박진만의 공백을 메우기 위한 방안을 찾기위해 번민의 나날을 보내고 있는 김 감독은 26일 아침 클리프 브룸바가 연봉 8000만엔(약 8억원)과 각종 수당을 지급받는 조건으로 일본 프로야구의 새로운 통합구단인 오릭스 바펄로스에 입단키로 했다는 소식을 전해들었다.
이미 시즌이 끝나기 전부터 일본행이 거론되기는 했지만 한편으로는 내년에는 브룸바가 현대 유니폼을 입었으면 하는 게 그의 바람이었다.
올 정규시즌에서 1위를 차지하고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하는 데 큰 공헌을 했던 3인방이 모두 팀을 떠나 이제는 팀을 새로 짜야하는 상황이다.
삼성이 박진만과 심정수를 낚아 사상 최강의 전력을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반면 현대는 팀의 핵심 3인방의 자리를 채워줄 선수가 마땅치 않다.
심정수의 자리는 전근표라는 젊은 거포가 그런대로 채워줄 수 있다. 하지만 박진만의 공백은 너무 커 보인다. 그를 대신할 만한 유격수가 없기 때문이다.
또 팀 타선의 핵이었던 브룸바를 대체할 용병타자를 물색 중이기는 하지만 그만한 선수를 찾기도 그리 쉽지 않다.
올 정규시즌에서 타격왕(0.343) 출루율 1위(0.468) 장타율1위(0.608)에 오르는등 도루를 제외한 타격전부문에 걸쳐 10걸에 드는등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그가 없다면 현대의 정규시즌 1위도 불가능했을 것이라는 게 야구인들의 일반적인 평가였다.
김 감독은 구단이 용병 투수 피어리와는 재계약할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김 감독은 나머지 용병을 잘 뽑아야만 내년시즌도 좋은 성적을 기대할 수 있다고 보고 용병고르기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