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그가 자존심을 일찍 굽혔다면 메이저리그 역사는 어떻게 됐을까.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간판 스타인 알버트 푸홀스가 1999년 신인 드래프트 때 보스턴 레드삭스에 먼저 입단할 가능성이 있었던 것으로 마이너리그 및 아마야구 전문지인 가 최근호에서 밝혀 눈길을 모았다. 이 잡지는 '세인트루이스는 푸홀스를 놓쳐 보스턴에 또 한 번의 패배를 당할 수도 있었다'는 제목으로 올 월드시리즈 패배에 이어 2번 당할 수도 있었다고 소개했다.
때는 99년 신인 드래프트로 거슬러올라간다. 보스턴 레드삭스는 당시 메이플 우드즈 커뮤너티 대학생이었던 푸홀스에 관심을 갖고 있었다. 보스턴은 푸홀스의 나이가 의심스러웠지만 타격 실력을 높이 샀고 푸홀스에게 9라운드 혹은 10라운드의 몸값을 제시했다. 하지만 푸홀스는 6자리수 몸값(수십만 달러)을 요구하며 보스턴의 제안을 거절했다.
이것이 양쪽 모두 화근이었다. 보스턴은 푸홀스의 부정적인 태도에 지명을 건너뛰었고 후순위였던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가 13라운드에 푸홀스를 지명했다. 그리고는 푸홀스에게 계약금 1만 달러를 제시했다. 보스턴으로부터 수십만 달러의 몸값을 받겠다며 배짱을 부리다가 퇴짜를 맞은 푸홀스로선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었다. 결국 양측은 그해 늦여름까지 밀고당기는 협상 끝에 6만 달러(한화 약 6600만원)에 최종 합의를 보았다.
헐값에 세인트루이스 유니폼을 입은 푸홀스는 그러나 2년만에 빅리그에서 강타자로 이름을 날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지금은 배리 본즈의 뒤를 이을 차세대 거포로 성장, 1000만 달러대의 특급 몸값을 받는 대스타로 탄생했다.
만일 푸홀스가 보스턴의 제안을 받아들여 보스턴에 입단하게 됐다면 메이저리그 역사는 어떻게 됐을까.
올 플레이오프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에서 맹활약한 보스턴의 1루수 겸 지명타자인 데이비드 오르티스도 팀에 없었을 가능성이 크고 '떠벌이' 케빈 밀러나 더그 민트케이비치 등도 레드삭스 유니폼을 입고 있지 않았을 것이다. 빅리그를 호령하는 푸홀스가 1루수로 버티고 있는데 이들이 무슨 필요가 있었겠는가.
또 푸홀스가 보스턴 1루수로 활약했다면 보스턴의 월드시리즈 우승도 좀 더 일찍 달성되지 않았을까. 물론 야구가 한 명의 특급 스타가 있다고 다되는 것은 아니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