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 드래프트 지명권을 내줄 수는 없다.'
'코리안 특급' 박찬호(31)의 소속팀 텍사스 레인저스가 2년째 스토브리그서 조용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불과 3,4년 전만해도 텍사스는 스토브리그 특히 프리에이전트 시장에서 '큰 손' 노릇을 톡톡히 했다. 2000년 겨울 알렉스 로드리게스와 메이저리그 사상 최대의 계약(10년 2억5100만달러), 2001년 겨울 박찬호와 5년에 6500만달러 계약 등 초대형 블록버스터 계약을 체결해 빅리그 전체의 눈길을 휘어잡았다.
하지만 투자한 만큼 성과를 거두지 못한 텍사스는 지난해부터는 소극적인 자세로 스토브리그 전력보강에 나서고 있다. 팀 전체연봉(페이롤)을 대폭 줄여나가면서 중저가의 프리에이전트와 단기계약을 맺을 뿐 거액의 장기계약은 사절했다.
올해도 이런 자세는 계속되고 있다. 텍사스는 현재까지 스토브리그서 2건의 계약만을 성사시켰다. 불펜요원으로 올 시즌 제 구실을 다한 우완 덕 브로케일과 1년간 100만달러에 재계약했고 프로농구단에서 유혹의 손길을 뻗친 선발 기대주인 장신(208cm) 우완 크리스 영을 3년에 150만달러로 잡은 것이 전부다.
텍사스는 작년 겨울 초특급 계약자 없이 특히 최고연봉 선수인 간판 타자 알렉스 로드리게스마저 내보내고도 예상을 깨고 올 시즌 플레이오프 진출 직전까지 가는 등 성과를 내자 올 겨울에는 더욱 몸을 사리고 있는 것이다. 톰 힉스 구단주조차도 "우리 팀은 12월 12일(이하 한국시간)부터 15일까지 열리는 윈터미팅(애너하임)이 끝난 후에나 움직일 작정이다. 그때 이후에 시장에 가도 충분하다"며 짐짓 여유를 부리고 있다.
이처럼 텍사스가 스토브리그서 소극적 자세로 일관하고 있는 또 하나의 이유는 신인 지명권 때문이다. 'FA 선언 선수에 대한 전 소속팀의 연봉조정 신청' 마감시한인 12월 9일 이전에 계약하게 되면 전 소속구단에 신인 지명권을 넘겨줘야 하는 손해를 볼 수 있다. 그러나 그 이후에는 지명권과 상관없기 때문에 최근 신예 유망주들을 팀 전력의 주축으로 키워내고 있는 텍사스로선 포기할 수 없는 권리이다.
물론 다른 구단들도 신인 지명권을 아끼기 위해 프리에이전트와의 계약을 늦추고 있는 처지이지만 텍사스는 공공연하게 이를 밝히고 있을 정도다.
신인 지명권을 아끼며 시장상황을 완전히 파악한 후에나 움직일 예정인 텍사스가 입맛에 맞는 선수들을 잡으며 소기의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