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병 영입 관련 비리로 전 사무국장이 실형을 선고 받은 바 있는 전남 드래곤즈가 이번에는 한 시즌 농사를 마무리 짓는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심각한 적전 분열 현상을 보이고 있다.
전남의 김동연 사무국장이 지난 28일 구단 직원에게 ‘플레이오프고 뭐고 다 필요 없으니 이장수 감독에게 사퇴해야 한다고 전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밝혀져 파문이 일고 있다.
이에 대해 이장수 감독은 "28일 제주 전지훈련을 마치고 광양으로 돌아온 뒤 구단 직원으로부터 사무국장의 말을 전해 들었지만 29일 오전까지 단장이나 사장으로부터는 아무런 통보가 없었다. 일단 주말에 있을 플레이오프에 대비해 준비에 만전을 기하겠다"면서도 "구단이 그만 두라고 하면 그만 둘 수밖에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오는 12월 5일 수원 삼성과의 2004 삼성 하우젠 K리그 4강 플레이오프전을 앞둔 중요한 시점에서 구단 측이 이런 행태를 보인 데는 매스컴 보도 내용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발단은 플레이오프 진출 여부가 결정되던 지난 20일 성남 일화와의 홈 경기를 앞두고 사장 등 구단 프런트들이 일본 축구계 시찰에 나서 자리를 비우는 이해하기 힘든 상황이 빚어졌다는 의 보도였다. 이것이 구단 고위 관계자들에게는 이장수 감독이 기자들에게 불만을 털어 놓았기 때문이라고 해석됐고 결국 사무국장이 간접적으로 감독에게 사퇴를 종용하는 사태로 발전했다.
전남 구단의 현재 입장은 단호하다.
구단은 홈 페이지에 '최근 일부 스포츠신문 기사 관련 구단 공식입장'이르는 장문의 글을 올려 놓고
당시 직원들의 일본 방문은 시기적으로 적절하지 못했지만 6개월 이전에 용병 비리 파동의 대안으로서 ‘구단 중장기 발전계획’을 모토로 유소년 축구에 대한 인프라 구축의 일환으로 잡혀 있던 출장이라며 정당성을 주장하고 있다.
구단은 이 글에서 '여기 기재된 내용이 사실과 다를 때는 어떤 책임도 관련자 모두 감수할 것 임을 확약하며 언론사를 상대로 해 향후 어떠한 불이익이 따를 지라도 한국 축구 발전을 위하여 기꺼이 희생을 감수하면서 끝까지 진실을 밝히는 투쟁을 전개 할 것' 이라며 '법은 상식에 입각하여 정의의 편에 서 줄 것임을 확신하는 바 이후의 여건상 법원소송까지 검토하고 있음을 밝힌다'는 등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스포츠지들에 보도된 기사를 '소설 같은 내용' '기사도 아닌 낙서'라고 지칭, 감정 싸움을 불러 일으킬 전망이다.
이에 대해 전남 팬들은 홈 페이지 내의 '파이팅 게시판'을 통해 중요한 시점에서 물의를 일으킨 사무국장부터 해임하라는 비난을 퍼붓고 있다. 구단 고위 관계자가 플레이오프 진출 여부를 결정짓는 중요한 경기가 벌어지던 날 자리를 비운 사실이 매스컴에 보도된 것이 평소 언론의 보도 행태를 감안하더라도 이장수 감독의 거취와 무슨 관계가 있느냐는 것이다.
전남 팬들로서는 전반기에 부진했지만 후반기 막판 9경기 무패(6승 3무)의 급상승세를 타며 팀을 플레이오프로 이끈 이 감독의 공로를 감안할 때 말이 안되는 처사라는 반응이다. 중국 프로리그 사령탑으로 활동하며 '충칭의 별'이란 명성을 얻고 돌아와 올 시즌부터 전남을 맡은 이 감독은 2006년까지 계약돼 있다.
한편 축구계에서는 전남이 이미 2명의 2군 코치를 '이장수 감독의 사람'이라는 이유로 해임을 결정했다는 얘기도 나돌고 있어 이 감독의 거취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