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가 크니 부담도 크네요."
11년간 입고 있던 연고지 LG 트윈스의 유니폼을 벗고 SK 와이번스로 이적한 '캐논 히터' 김재현(29)이 29일 오후 3시 서울 소공동 웨스틴 조선호텔 2층 코스모스룸에서 입단식을 갖는다.
김재현은 LG와의 우선협상 기간이 지난 20일 자정으로 종료되자 마자 서울 청담동 집으로 들이 닥친 SK 협상팀과 21일 새벽 입단에 합의하고 곧바로 도장을 찍어 올 시즌 FA(프리에이전트) 이적 1호가 됐다.
계약 조건은 4년간 계약금 8억원, 연봉 10억1000만원, 옵션에 의한 인센티브 2억6000만원 등 총 20억 7000만원이다. 연봉은 2005, 2006년 2억3000만원, 2007년 2억5000만원, 2008년 3억원으로 단계적으로 오르게 돼 있다.
김재현은 오는 12월 16일 오후 5시 그랜드 하얏트 서울 호텔 그랜드볼룸에서 김진희 씨(26)와 화촉을 밝힐 예정이라 올해 말 'FA 대박'과 함께 경사가 겹쳤다.
입단식에 앞서 김재현을 강남의 한 식당에서 만났다. 이 자리에는 김재현 영입을 위해 미국 플로리다의 마무리 캠프에서 급거 귀국했던 민경삼 SK 운영팀장도 동석했다.
-팀을 옮기고 난 소감은.
▲SK에서 많은 기대를 갖고 있어 솔직히 부담이 된다. LG에서만 계속 뛰는 것도 의미가 있는 일이겠지만 11년을 한 팀서만 활동했으니 다른 팀에 가보는 것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계약에 어려움은 없었나.
▲4년 계약에 총액 20억원대의 조건이면 충분히 수용할 수 있는 수준이었지만 LG는 이를 2년 후 다시 논의하는 조건으로 외형만 4년에 22억원을 제시했다. 이는 사실상 2년 계약이다. FA로 처음 나온 선수가 2년 계약안을 받아 들일 수는 없는 것 아닌가. 반면 SK는 내가 원하는 대로 4년을 보장했기 때문에 액수가 LG보다 적었지만 흔쾌히 사인했다.
-삼성으로 간 심정수와 박진만의 옵션은 공표됐다.
▲그것은 나와 구단간의 합의로 일체 외부에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이 부분과 관련 LG 측은 규정 타석을 채우는 정도의 옵션을 건 것으로 알려졌는데 SK는 이보다 더 세밀한 옵션을 제시해 김재현의 동의를 얻은 것으로 보인다).
-팬 클럽 회원들도 함께 이적하는 것 아닌가.
▲나를 아끼고 사랑하는 팬들이 제법 있다. 서울 연고 선수로서의 나를 성원해 준 팬도 있고 개인적인 팬도 있을 것이다. 일단 연고 지역을 떠나게 됐기 때문에 가능하면 서울 지역의 팬들과 함께 하는 자리도 마련할 생각이다(이미 일부 팬 클럽 회원들은 벌써 LG 트윈스 홈페이지의 ‘쌍둥이 마당’을 떠나 SK 와이번스 홈페이지의 ‘용틀임 마당’에서 활동하고 있다).
-연봉을 포기할 수도 있는 ‘각서’와 고관절 수술이 결국 LG와 계약이 안된 걸림돌 아닌가.
▲LG와 협상하면서 각서를 연관지어 얘기한 적도 없고 고관절 수술이 문제된 것도 아니다. 현재 뛰는 데 지장이 없다.
-요즈음 개인 훈련은 하고 있나.
▲우선협상 기간에도 서울 강남의 메리어트 호텔 헬스클럽에서 훈련했다. 앞으로 SK의 훈련 스케줄이 잡힐 때까지 계속 개인 훈련을 충실히 할 예정이다. 기대에 부응하려면 열심히 하는 길밖에 없지 않은가.
-SK에서 맡기를 원하는 타순은.
▲클린업트리오 안에 들어갈 것으로 보는데 굳이 말한다면 3번이 가장 좋다. 5번은 상대 팀에서 상황에 따라 승부를 피하는 경우가 잦아 사실 마음에 안든다. 하지만 LG서 1번부터 9번까지 다 쳐 봤기 때문에 어느 타순이든 상관없다. 코칭스태프에서 알아서 하리라고 본다.
-민경삼 운영팀장과 인연이 많다.
▲신일고 12년 선배이시고 94년 LG에 입단했을 때부터 SK가 창단할 때까지 함께 지냈다. 이제 새 팀에서 다시 만나게 돼 기쁘다. 특히 LG와의 우선협상 기간이 끝나자 마자 심야에 집 앞에서 대기하다 찾아와 성의있는 모습을 보여 주셔서 고맙게 생각한다. SK에서 나를 절실히 필요로 한다는 것을 느끼게 해 주셨다.
-곧 결혼할 예정인데.
▲이상훈 전 한국야구위원회 총재를 주례로 모셨고 사회는 가까운 사이인 개그맨 (유)재석이형이 맡기로 했다. 신혼 살림은 방배동에 차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