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라스 미끼는 던졌는데 입질이 없네
OSEN 알링턴=박선양 특파 기자
발행 2004.11.29 19: 56

'분위기는 띄웠는데 소득이 없네.'
 메이저리그 각구단으로부터 '사기꾼'소리를 듣고 있는 슈퍼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가 휘하 프리에이전트들의 계약을 아직도 성사시키지 못하고 있다. 프리에이전트 시장 전체가 아직은 구단들의 움직임이 없어 꽁꽁 얼어붙는 탓도 있지만 보라스 사단의 지나치게 높은 몸값도 구단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
 일명 보라스 사단은 올해도 스토브리그 프리에이전트 시장 판도를 좌지우지할 특급 대어들이 수두룩하다. 올 포스트시즌 최대 히어로인 카를로스 벨트란을 비롯해 특급 내야수로 거듭난 애드리안 벨트레, 보스턴 레드삭스 월드시리즈 우승의 주역들인 특급 포수 제이슨 베리텍과 '땅볼 투수'로 정평이 난 선발 투수 데릭 로, 특급 외야수들인 마글리오 오도녜스, J.D. 드루 등이 보라스가 올 스토브리그서 '대박 계약'을 만들어줘야 할 고객들이다. 모두가 1000만달러대의 연봉을 요구하고 있는 최대어들이다.
 보라스는 스토브리그가 시작되자마자 주특기인 '뻥튀기 몸값'과 구단간 경쟁을 부추기며 초반 장세 분위기를 한껏 돋구었다. 공수주를 완벽하게 갖췄다는 벨트란은 10년에 2억달러(연 평균 2000만달러)는 줘야 한다고 큰소 리를 떵떵쳤고 포수 베리텍은 5년에 6000만달러 이상으로 못을 박았다.
 하지만 이들의 원 소속구단인 휴스턴 애스트로스와 보스턴 레드삭스는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협상에 임했으나 역시 진전이 없었다. 휴스턴과 보스턴은 각각 벨트란과 베리텍이 팀 전력의 축으로 중요성은 인정하지만 보라스가 부르는 만큼의 돈은 줄 수 없다는 태도를 견지했다.
 휴스턴은 벨트란에게 몸값을 제시하지도 못한 채 원 소속구단과의 우선협상 기한을 넘겼고 보스턴은 3년에 2700만달러 정도를 제안했으나 거절당했다. 벨트란은 현재 뉴욕 양키스 등 많은 팀들이 관심을 갖고 있으나 본격적인 협상 테이블에 나서지 않고 있다. 또 올 시즌 '깜짝 활약'을 펼친 3루수 벨트레도 원 소속팀인 LA 다저스와 한 차례 만남을 가졌을 뿐 몸값은 제시받지 못했다.
 나머지 보라스 사단의 특급 선수들인 로, 오도녜스, 드루 등도 비슷한 상황으로 구체적인 몸값이 아직도 나오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그렇다고 빅리그 구단들이 이들 특급 선수들에 대한 관심이 없는 것은 아니다. 모두가 팀 전력의 핵이 될 만한 초대어들인 이들을 잡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에이전트가 보라스라는 점과 높은 몸값 때문에 주저하고 있는 것이다. 각 구단들은 '이번 만큼은 보라스에게 호락호락 당하지 않겠다'고 다짐하며 몸값이 적정선으로 내려올 때까지 기다릴 태세다.
 하지만 보라스는 서두르지 않고 느긋하게 협상에 임하며 구단간의 '줄다리기'를 벌이게 할 작정이다. 보라스는 '12월 윈터미팅 후에는 구단들이 서두를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때가 되면 본격적인 협상이 이뤄질 것'이라며 여유를 보이고 있다. 에이전트 보라스를 꺼려하는 구단들이지만 결국에는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 좋은 선수에게는 좋은 대우를 해주며 데려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보라스측의 전략이다.
 지난해에도 각 구단은 보라스 사단 선수들을 스토브리그 초반에는 멀리했으나 결국에는 손을 잡을 수밖에 없었다. 대표적인 선수가 이반 로드리게스로 스토브리그 초반에는 원 소속팀 플로리다 말린스 등으로부터 홀대를 받았으나 나중에 디트로이트가 4년에 4000만달러에 계약을 체결했다. 물론 보라스는 한창 때보다는 훨씬 저조한 몸값을 끌어내는 데 그쳤다. 한마디로 작년 겨울에는 별로 재미를 보지 못했다.
 올해는 프리에이전트 시장을 주도할 최대어를 다시 보유한 보라스가 지난해의 부진을 만회할 수 있을지 아니면 구단들이 작년처럼 주도권 싸움에서 앞서나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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