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 힘 들어서 도저히 못 쫓아가겠네."
부산 KTF 현주엽(29)은 30일 부산금정체육관에서 벌어진 원주 TG삼보와의 홈경기 4쿼터 종료 직전 TG삼보의 양경민(32)에게 한마디 건넸다.
허벅지 부상으로 출전이 불투명했던 양경민이 결정적 순간마다 영양가 만점의 3점포를 쾅쾅 터트리며 TG삼보의 승리를 견인하자 그를 수비하던 현주엽은 혀를 내두르며 고개를 좌우로 흔들 수밖에 없었다.
양경민이 올시즌 들어 처음 풀타임으로 출전하며 노장의 힘과 강한 지를 선보였다. KTF 돌풍의 주역 현주엽이 1쿼터 초반부터 끈질기게 양경민을 따라붙었지만 그의 외곽포를 막지 못했다.
양경민은 지난 여름 브루나이 전지훈련 때 허벅지 근육이 부분 파열돼 물리치료를 받으며 시즌에 임했다. 이러다보니 시즌 초반에 제 몫을 다할 수 없었다. 팀은 연승 행진을 달리며 잘 나갔지만 양경민은 그렇지 못했다. 오죽했으면 인터뷰 때 "올시즌 처음 인터뷰장에 들어왔다"며 "게임을 제대로 했어야 기회가 생기는 게 아니냐"며 멋적은 표정을 지었을까.
하지만 TG삼보가 7연승을 거두다 KTF에 일격을 당한 후 급격한 슬럼프에 빠지자 전창진 감독은 노장의 '보이지 않는 힘'을 필요로 했고 양경민에게 'SOS'를 쳤다. 양경민은 아픈 다리를 이끌고 KTF에 멋진 복수극을 치러낸 것이다.
양경민은 "몸 컨디션이 완벽하지 않지만 30분 이상씩은 집중력 있게 뛸 수 있다"면서 "앞으로도 허벅지 치료를 계속 하면서 코트에 나설 것"이라고 단단한 의지를 보였다. / 부산=장원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