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동렬 이순철 감독 만나서 역사를 이룰까?
OSEN 정연석 기자< 기자
발행 2004.12.02 10: 41

선동렬 삼성 감독(41)과 이순철 LG 감독(43)은 동기생이다.
선 감독은 광주일고를 거쳐 고려대, 이 감독이 광주상고를 졸업하고 연세대에서 선수생활을 한 후 나란히 1985년 해태에 입단했다.
둘은 공수에서 팀의 핵심으로 활약하며 해태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스타플레이어 출신이다.
뿐만 아니다. 장외에서 절친한 친구 사이다. 허물없이 육두문자를 주고 받을 정도다.
둘의 관계를 엿볼수 있는 대목 한 토막.
2002년 말 선 감독과 이 감독은 분당의 한 일식집에서 자리를 함께 했다. 당시 선 감독은 한국야구위원회(KBO) 홍보위원이었고 이 감독은 LG 코치였다.
당시 선 감독은 SK 감독 자리를 제의받고 고민 끝에 없던 일로 했던 직후였다. 자연스레 선 감독의 지도자로서 현역 복귀가 화제가 됐다.
이순철 감독은 "내가 감독되면 너보다 잘 할 수 있다"는 농담으로 선 감독의 상한 감정을 슬쩍 건드렸다.
이에 질세라 선 감독도 "두고보자"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격의 없는 대회가 오갔지만 그리 멀지 않은 장래에 현실이 될 수도 있을 거라는 것을 둘은 잘 알고 있었다.
2004시즌 이 감독이 먼저 LG 사령탑으로 취임했고 선 감독은 삼성 수석코치로 그라운드에 복귀했다. 감독과 코치여서 자존심 대결은 이뤄지지 않았지만 내년 시즌부터는 친구가 아닌 라이벌로 정면대결을 벌일 수밖에 없는 처지다.
누구보다 지기 싫어하는 승부사적 기질을 갖춘 두 스타 출신 감독이 펼쳘 승부는 벌써부터 관심을 끌고 있다. 더구나 서로 라이벌인 구단의 지휘자를 맡아 또다른 흥미를 유발시키고 있다.
친구이자 라이벌인 둘이 2일 저녁 선 감독 취임 이후 처음으로 만난다. 물론 사적인 만남이다. 선 감독의 취임을 축하하는 자리이지만 둘의 만남에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대서 나온 심정수와 박진만을 영입, 올 FA시장에서 가장 재미를 많이 본 선 감독과 김재현을 SK에 내줘 전력보강이 절실한 이 감독의 만남이 예사롭지 않기 때문이다.
FA시장이 사실상 문을 닫고 국이 형성되고 있는 가운데 만남이 이뤄지기 때문이다.
선 감독은 내년 시즌에 대비, 좌완투수 보강을 염두에 두고 있다. 권혁과 백준영 외에는 쓸만한 좌완투수가 없기 때문이다.
이 감독도 다급하기는 마찬가지. 김재현의 이적으로 꽤 쓸 만한 외야수가 필요하다.
이런 점으로 미뤄볼 때 둘간의 만남에서 자연스레 트레이드 얘기가 비밀리에 오갈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수뇌 만남에서 어느 정도 물꼬가 트이면 트레이드가 급진전될 수도 있다. LG가 상대적으로 좌완 불펜요원이 많고 삼성은 수준급 외야수가 넘치기 때문이다.
1982년 프로야구 출범 이후 삼성과 LG는 사사건건 마찰을 빚었다. 부정방망이 사건, 김동수 FA이적, 빈볼시비 등으로 두 구단간 갈등의 골이 깊은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공은 공이고 사는 사'라는 이 감독과 선 감독의 스타일로 봤을 때 둘간의 '술집 대담'에서 사상 최초의 두 구단간 트레이드가 비밀리에 성사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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