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만도 못한 페드로?
OSEN 김정민 기자 < 기자
발행 2004.12.02 19: 20

‘페드로 마르티네스는 박찬호만도 못한 투수?’
최근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뜨거운 이슈는 FA 페드로 마르티네스(33)가 어떤 구단을 선택하느냐는 것이다. 뉴욕 메츠와 보스턴 레드삭스는 이미 구체적인 조건을 제시하고 마르티네스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 또 아직 계약 조건을 제시하지는 않았지만 뉴욕 양키스도 여차하면 마르티네스 잡기에 나설 태세다.
마르티네스는 1997년 몬트리올 엑스포스 당시 내셔널리그 사이영상을 수상한 후 메이저리그 최고의 투수로 군림해왔다. 통산 182승을 올린 페드로의 방어율 2.71은 현역 선수들 중 가장 좋다.
그러나 마르티네스는 올 FA 시장에서 경력에 걸맞는 초특급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다.
마르티네스는 연평균 연봉 1500만달러를 요구하고 있다. 케빈 브라운이 1999년 LA 다저스로 이적하면서 받았던 금액을 기준으로 한 것이다.
그렇지만 메츠는 4년간 5000만달러를, 보스턴은 2년간 2500만달러를 제시해 마르티네스의 요구를 충족시켜주지 못하고 있다. 마르티네스의 나이와 올 시즌 ‘기대에 못 미친(?) 성적’때문이다.
양팀이 제시한 연봉은 텍사스 입단 이후 무엇 하나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 박찬호 만도 못한 액수다.
누구나 인정하는 최고 투수 마르티네스가 연봉 1500만달러를 받기 위해 여러 구단과 줄다리기를 벌이는 것을 보면 박찬호가 입단 당시 얼마나 좋은 조건으로 계약을 했는지를 알 수 있다.
올 시즌 1400만달러의 연봉을 받은 박찬호는 앞으로 2년간 2900만달러를 더 챙기게 된다.
박찬호의 2004년 연봉은 메이저리그 투수들 중 랭킹 6위에 해당한다. 박찬호보다 많은 돈을 받은 투수는 페드로 마르티네스, 랜디 존슨, 마이크 무시나, 케빈 브라운, 마이크 햄튼 등 5명 뿐이다.
야수를 포함해도 전체 18위의 초특급 대우를 받고 있다. 박찬호는 켄 그리피 주니어, 게리 셰필드, 제이슨 지암비 등 미국의 전국구 슈퍼스타들보다 많은 돈을 받는다.
텍사스 레인저스가 틈만 나면 박찬호를 다른 구단에 트레이드시키려 하는 이유와 마땅히 박찬호를 받아줄 팀이 나타나지 않는 것도 여기에 있다. 타선 지원만 적당히 받는다면 15승을 먹고 들어가는 투수도 1500만달러를 못 주는 마당에 15경기 선발 등판도 보장이 안되는 투수에게 1400만달러를 지급하려는 팀이 있을 리 없다.
박찬호를 흔히 ‘운이 좋은 선수’라고 표현한다. 뼈를 깎는 본인의 노력이 수반된 결과지만 미국 진출 때부터 텍사스와의 대박을 터트리기까지 억세게 좋은 운이 따라다니는 선수라는 것이다.
한때 메이저리그 최고수준의 에이스였던 케빈 밀우드와 맷 모리스의 경우를 보면 박찬호가 얼마나 운이 좋은 선수인지 알 수 있다.
밀우드와 모리스는 박찬호의 전성기 때와 비슷하거나 조금 나은 기량의 선수로 평가됐다. 그러나 두 사람 모두 절정의 기량을 보였음에도 장기 계약을 맺지 못한 끝에 부상의 여파로 올시즌 FA 시장에서 찬밥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밀우드는 애틀랜타에서 6년간 75승을 올린 후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계약했다. 애틀랜타에서의 마지막 해인 2001년에는 18승 8패 방어율 3.27로 사실상 에이스 역할을 했다.
그러나 부상 전력을 이유로 필리스와 장기 계약을 맺지 못하고 2년 계약에 그쳤다. 올시즌 부상으로 고전하며 9승 6패 방어율 4.85에 그친 밀우드는 잘해봐야 연봉 500만달러 정도를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부상 전력으로 장기 계약은 꿈도 꿀 수 없다.
2001년 22승을 올린 맷 모리스는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3년간 2700만달러에 계약을 맺었다. 모리스는 올 시즌에도 15승을 올렸지만 어깨 부상으로 방어율이 4.72로 치솟으며 역시 각 구단의 외면을 받은 끝에 권토중래를 노리는 심정으로 수술대에 오른다. 모리스는 카디널스와 1년 재계약을 바라고 있다.
밀우드와 모리스 모두 올 시즌 부상으로 인해 부진했지만 적어도 박찬호보다는 훨씬 훌륭한 성적을 올렸다.
박찬호는 LA에서 6년간 80승을 올렸고 마지막 해에는 15승 11패를 기록한 후 텍사스와 6년간 장기 계약을 맺었다. 마지막 해에 허리 부상 조짐이 보였지만 슈퍼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는 특유의 숫자 놀음으로 박찬호에게 대박을 안겨 줬다. 박찬호는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에게 진심으로 고마워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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