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국시리즈 정상에 올라 2연패를 달성한 현대는 요즘 초상집이다.
한국시리즈 우승의 기쁨이 채 가시기도 전에 돌발변수가 속출, 울상을 짓고 있는 것이다.
현대는 지난 11월23일 FA시장의 빅2로 꼽혔던 박진만(28)이 삼성과 계약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허탈감을 감추지 못했다.
심정수(290는 몰라도 박진만은 반드시 잡겠다는 게 현대의 생각이었다.
그러나 11월20일로 마감 됐던 우선협상 기간에 박진만과 현격한 금액차이를 보여 붙잡는데 실패했다.
4년간 40억 원을 요구하는 박진만의 몸값을 수용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현대는 박진만이 꼭 필요한 선수이기는 하지만 4년간 40억 원은 너무 많다는 판단에 따라 박진만을 사실상 FA공개시장에 내놓은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당시만해도 현대는 40억 원을 주고 박진만을 데려갈 구단은 거의 없을 것으로 판단했다. 최고유격수이기는 하지만 40억 원이라는 거금을 선뜻 투자할 구단은 삼성외에는 없다고 봤다.
설마설마했던 현대는 그런나 올 한국시리즈에서 혈전을 벌였던 삼성에 뒤통수를 얻어맞았다. 삼성이 39억 원을 베팅, 박진만과 전격적으로 계약해 버린 것이다.
올 시즌 타격왕에 오르는 등 현대가 정규시즌에서 1위에 오르는데 일등공신이었던 클리프 브룸바가 일본프로야구 오릭스 블루웨이브로 진로를 확정하자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혹시나 하며 브룸바가 국내에 잔류하기를 바라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브룸바, 심정수, 박진만의 이탈로 전력에 큰 공백이 생긴 현대는 본격적인 트레이드를 앞두고 전력보강에 노심초사하고 있는 가운데 또다른 악재가 터져 다른 일에 손댈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
올 신인드래프트에서 2차 16번으로 지명한 서울고 출신의 임모(19) 선수가 3일 저녁 실종됐기 때문이다.
계약금 1억 원에 입단할 예정이었던 임모 선수는 186cm의 장신을 이용한 강속구를 던지는 유망주로 현대는 큰 기대를 걸었다.
하지만 예기치 못한 돌발사태로 전전긍긍하고 있다. 3일 어깨부상으로 재활훈련 중이던 원당구장 숙소를 이탈한 임모 선수가 한강에 투신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곤혹스런 처지에 처해 있다.
구단은 일단 임모 선수의 신상에 별탈이 없기를 기원하면서도 만일의 사태에 대비, 구단직원들을 임모군 수색현장에 파견해 놓고 있다.
구단은 현재까지는 항간에 떠도는 소문처럼 선수간의 폭력행사는 없었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야구팬들의 곱지 않은 시선 때문에 적지않은 부담을 느끼고 있다.
현대의 한 관계자는 "내년 시즌 연봉협상, 트레이드를 통한 전력보강, 용병스카우트 등 할 일이 산적해 있다."며 "한국시리즈 우승 이후 한달 동안 잇따라 터진 악재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며 괴로운 심경을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