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각 구단 관계자들은 지난 5일 기아가 홍현우(32)와 내년시즌 연봉계약 했다는 소식을 접하고 내심 쾌재를 불렀다.
기아가 프로야구 출범이후 파격적인 계약을 성사시켰기 때문이다.
기아는 최근 LG에서 이적한 홍현우와 계약하면서 올해 연봉 2억 원에서 65%나 삭감된 7000만원에 사인했다. 삭감률은 물론 삭감액수도 역대 프로야구 사상 최다치다.
야구규약에 73조에 따르면 연봉 1억원 이상인 선수는 30%이상을 깎을 수 없도록 되어 있다. 선수들을 구단의 일방적인 횡포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마련해 놓은 장치다.
물론 선수의 동의가 있을 경우 규약에서 정한 비율 이상으로 연봉을 깎을 수 있다.
그러나 프로야구 출범 이후 거액의 몸값을 받는 선수들은 성적에 관계없이 매년 연봉협상에서 꽤 이득을 봐온 게 사실이다. 구단은 스타급 선수들에게는 연봉 삭감요인이 있더라도 동결이나 소폭 삭감으로 자존심을 세워주곤 했다.
이 때문에 많은 스타 선수들은 성적 부진에도 불구하고 매년 연봉 재계약 때만 되면 구단과 지리한 협상을 벌이면서 연봉동결을 주장하는 게 일반적이었다.
구단으로서는 자업자득인 측면이 강하지만 울며겨자먹기로 선수들의 요구를 수용하곤 했다.
하지만 기아가 홍현우와 파격적인 액수에 계약하자 나머지 구단들도 상당한 관심을 표명하고 있다. 날로 악화하는 구단 재정을 고려할 때 고과점수에 따른 연봉책점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원칙을 무시하는 연봉계약으로 일부 선수들에게 어쩔수 없이 끌려다녔지만 이제는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는 게 구단의 생각이다.
좋은 성적을 거둔 선수에게는 이에 합당한 대우를 해주는게 당연하듯 제 아무리 스타선수라도 성적이 나쁘면 당연히 연봉을 대폭 삭감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홍현우의 대폭적인 연봉삭감은 어느 정도 예상됐던 일이다. 지난 2000시즌이 끝난후 FA자격을 취득한 홍현우는 해태에서 LG로 이적했다. 당시 홍현우는 계약기간 4년간에 총액 18억 원을 챙겼다.
하지만 신통치 않은 성적으로 대표적인 FA '먹튀'로 꼽혔고 올시즌 종료 후 기아로 이적하면서 구단과 어느 정도 연봉삭감에 의견의 일치를 봤다.
홍현우의 경우가 절대적인 잣대는 될 수는 없지만 연봉재계약을 앞두고 있는 각구 단들은 홍현우를 시금석 삼아 연봉협상에 임할 가능성이 농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