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규(30.LG)는 요즘 또다른 꿈에 부풀어 있다.
김재현(29)이 프리에이전트를 선언하고 SK로 이적하고 난 마당에 LG를 대표하는 스타인 이병규가 3년만에 외야수 부문 골든글러브 수상이 유력, 팀의 자존심을 세워줄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잡았기 때문이다. LG는 이병규 외에도 지난 2년간 황금장갑을 품에 안은 선수가 없었다.
올시즌 외야수 부문 골든글러브 후보는 총 8명. 국내의 내로라하는 타자들이 후보로 이름을 올려 다른 어느 부문보다 경쟁이 치열하다.
어느 누구도 골든글러브를 장담할 수 없는 가운데 현대를 한국시리즈 2연패로 이끈 전준호가 우승 프리미엄을 앞세워 약간 앞서 가고 있다.
나머지 두 자리를 놓고 박한이(삼성) 이진영(SK) 이병규 브룸바(현대)가 다투는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이병규는 올시즌 3할2푼3리의 타율로 타격 5위, 최다안타 3위, 득점 2위에 오르는 등 지난 시즌 부상의 후유증에서 완전히 회복한 모습을 보여 프로야구 취재기자 등 투표인단 326명으로부터 비교적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이병규의 강력한 라이벌은 박한이. 타격 10위(0.310), 최다안타 4위, 득점 9위 등 성적에서 보면 이병규보다 처진다. 그러나 박한이는 올 포스트시즌에서 삼성이 현대와 9차전까지 가는 명승부를 벌이면서 후광 효과를 보고 있다.
또다른 강력한 경쟁자 중 한 명인 이진영은 타격 2위(0.342)에 오르며 주가를 한층 올렸지만 병역비리에 연루된 게 흠이다. 내년 시즌 군문제 때문에 그라운드에 나설 수 없어 투표인단의 표심을 잡는데 적잖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외야수 부문 골든글러브 한 자리는 떼논 당상이었던 올시즌 타격왕(0.343)이자 홈런 2위(33개) 클리프 브룸바는 성적만 놓고보면 8명의 후보들 가운데 최고다. 하지만 브룸바는 올시즌을 끝으로 현대와 결별하고 내년시즌부터 일본 프로야구 오릭스 바펄로스에서 뛸 게 확실시돼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투표인단 사이에서 내년 시즌부터 일본에서 뛸 브룸바에게 골든글러브를 안기는 것은 무리라는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다. 브룸바는 정규시즌 MVP투표에서는 일본 진출이 감점 요인으로 작용, 배영수(삼성)에게 완패했다.
현재로서는 나머지 두 자리를 놓고 이병규 박한이 이진영 등이 각축을 벌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병규가 경기 외적인 면에서 아무런 흠이 없어 다른 경쟁자들보다 유리한 입장이다.
이병규는 97년 LG에 입단하자마자 외야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데 이어 99, 2000, 2001시즌에 내리 황금장갑을 차지했다.
하지만 2002, 2003년에는 부상 등으로 제몫을 해내지 못해 골든글러브와 인연을 맺지 못했다.
최고선수들의 상징이나 다름없는 황금장갑을 2년 연속 놓쳤던 이병규는 올시즌에는 반드시 골든글러브를 수상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이병규가 이처럼 골든글러브에 강한 의욕을 보이는 것은 내년 시즌 팀의 간판타자로서 이미지를 제고하는 것은 물론 2년 연속 황금장갑 수상자를 배출하지 못한 팀의 실추된 자존심을 되살리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