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대성 김병현 라이벌 팀서 맞대결
OSEN 뉴욕=대니얼 최 통 기자
발행 2004.12.09 14: 20

 빅리그 최고 명문 구단이자 최대 라이벌인 뉴욕 양키스와 보스턴 레드삭스에서 한국인 투수들이 진가를 발휘할 태세다.
 한국과 일본을 거쳐 9일(한국시간) 미국 메이저리그 뉴욕 양키스 입단을 사실상 확정지은 '좌완 특급' 구대성(35)과 대학을 휴학하고 메이저리그로 일찌감치 건너간 '한국산 핵잠수함' 김병현(25·보스턴 레드삭스)이 내년 시즌 한 경기에 동시에 출장해 라이벌전을 치를 전망이다.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의 '앙숙'인 양구단은 19차례 맞대결을 펼친다. 불펜요원으로 활약이 예상되는 두 한국인 빅리거는 경기 중반 한꺼번에 마운드에 올라 팀 승리를 위해 쾌투를 펼치는 장면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을 것이다. 물론 구대성이나 김병현이 선발 투수로 뛸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지만 모두 불펜서 활약하게 되면 둘간의 대결은 심심치않게 벌어진다.
 미국 진출 직전인 일본무대에선 주로 선발 투수로 활약한 구대성은 양키스에선 '좌완 스페셜리스트'로 투입될 가능성이 크다. 그럴 경우 구대성은 보스턴의 좌타 거포인 데이비드 오르티스를 잡는 '킬러'가 돼야 한다. 오르티스는 올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 뉴욕 양키스와의 대결에서 연일 홈런포를 가동하는 괴력을 발휘, 보스턴이 3연패뒤 4연승으로 월드시리즈에 기적적으로 진출하는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양키스가 제대로 된 좌완 불펜요원만 있었어도 오르티스를 무력화시킬 수 있었지만 불행히도 양키스에는 '좌타자 킬러'가 없었다. 덕분에 오르티스는 양키스 불펜투수를 농락하며 챔피언십시리즈 MVP까지 거머쥐었다.
 양키스가 구대성을 절실히 원한 이유 중 하나가 '오르티스 제압용'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좌타자는 좌투수에 약하다'는 야구계 정설처럼 좌완인 구대성은 특유의 투구폼으로 좌타자에게 강한 면모를 과시하고 있다. 게다가 구대성은 '마운드에선 내가 최고'라는 정신자세로 무장, 기싸움에서도 밀리지 않는다.
 야구계에선 8년 후배이지만 빅리그 5년차로 구대성보다 빅리그 경력에서는 한 발 앞선 보스턴의 김병현은 메이저리그에선 보기 드문 '언더핸드 투수'라는 강점을 십분 발휘, 양키스 우타자들을 제물로 삼는다. 김병현은 애리조나에서 마무리로 활동할 때에는 좌타자에도 강한 면을 보였으나 보스턴에선 우타자 상대 불펜으로 기용하고 있다. 김병현이 상대할 양키스에는 데릭 지터, 알렉스 로드리게스, 게리 셰필드 등 빅리그 최고 수준의 강타자들이 즐비하다.
 그 중에서도 김병현이 제1의 타깃으로 삼아야 하는 대상은 양키스의 간판스타인 주장 데릭 지터다. 주로 2번으로 출장하는 지터는 투수들과 끈질긴 승부를 펼치는 것으로 유명하다. 웬만한 유인구에는 방망이가 나가지도 않고 풀카운트에서도 스트라이크성 공은 커트해내며 투수들을 괴롭힌다. 지터가 출루하게 되면 점수로 연결될 확률이 높아 지터를 저지하는 게 최상책이다. 지터는 김병현과 통산 대결에서 1타수 1안타를 기록했지만 둘간 대결이 많지 않아 섣불리 우열을 점치기는 어렵다.
 김병현은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에서 마무리로 뛰던 시절인 2001년 월드시리즈에서 양키스 타자들에게 무릎을 꿇은 적이 있지만 다음해에는 곧바로 설욕전을 펼치는 등 양키스와는 사연이 많다.
구대성과 김병현이 라이벌전서 살아남기 위해선 상대타선의 핵인 오르티스와 지터를 각각 제압해야 한다. 그것이 둘에게 주어진 임무이기도 하다. 
구대성과 김병현이 나란히 한 경기에 상대팀 투수로 등판하게 되면 국내 야구팬들의 관심을 집중시킬 뿐 아니라 미국 빅리그팬들도 색다른 모습에 흥미를 느낄만하다. 더욱이 둘이 완전히 다른 스타일의 투구를 펼치면서 상대 타자들을 압도해나가면 팬들을 흥분시키기에 충분하다. 벌써부터 내년 시즌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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