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대성 7월에 양키스행 결심
OSEN 스포츠취재팀< 기자
발행 2004.12.09 17: 56

한국선수로는 최초로 메이저리그 최고의 명문구단 뉴욕 양키스에 입단한 구대성(35)이 일본프로야구 오릭스 블루웨이브에서 뛰던 7월에 이미 양키스행을 결심한 것으로 밝혀졌다.
9일 당시 일간스포츠 일본 특파원으로 있던 박승현 기자(현 일간스포츠 엔터테인먼트부장)에 따르면 구대성은 정규시즌이 한창이던 7월 초순에 양키스행을 굳히고 메이저리그 진출에 따른 협상을 진행했다.
다음은 박승현 기자가 당시 상황을 정리해 폭탄뉴스에 보내온 내용이다.
“저 올 시즌 끝나고 양키스로 갈 겁니다.”
순간 술이 확 깨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지난 7월 8일 아니 자정이 지났으니 9일이 됐을 시각이었습니다. 당시 저는 구대성과 도쿄의 한 술집에 있었습니다. 8일 전반기 마지막 경기에 선발등판 했던 구대성은 정말 기분 좋은 승리를 거뒀습니다. 무려 164개의 볼을 던지면서 2실점으로 완투승을 올렸습니다. 일본 진출 4년 만에 첫 완투승이었고 이날 잡은 삼진 12개는 자신의 시즌 최다였습니다.
거기다 올스타 브레이크로 며칠 동안 여유가 생겼으니 지바 마린스타디움을 빠져 나가면서 저에게 “먼저 도쿄 가서 기다릴 테니 마감하고 오세요”라는 말을 하는 것이 당연했는지도 모릅니다. 저도 긴장 속에서 보냈던 전반기를 마친 홀가분함에다 오늘 쯤은 선수와 술 한잔 해도 용서가 되겠지 하는 마음으로 흔쾌히 그러마고 했구요.
그 날 있었던 경기를 안주 삼아(마침 이승엽과 일본에서 첫 맞대결을 벌인 날이기도 했습니다)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는 동안 시간은 흘러갔고 취기도 오를 만큼 올랐을 때였습니다. 구대성이 느닷없이 양키스 이야기를 꺼낸 것은.
“기사 쓰시면 절대 안돼요”라는 단서를 붙이더니 말을 이어갔습니다.
"이미 에이전트와 양키스 스카우트가 두 번이나 다녀갔다. 아마 오늘도 마린스타디움 어디선가에서 나를 지켜보고 있었을 거다."
궁금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니 일본에서는 이미 검증이 됐고 가만히 있어도 내년 시즌 오릭스가 재계약하거나 일본 내 다른 구단에서 데려갈 텐데 뭐 하러 미국까지 가서 고생하려고 해?”
즉각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꿈을 이루기 위해서”라는 것이었습니다.
구대성은 대학시절 한미대학선수권대회에 출전했다가 양키스타디움에 들릴 기회가 있었답니다. 기념품 판매하는 곳에 들러 양키스 로고와 유니폼이 들어간 무엇인가(당시 구대성이 구체적으로 이야기를 한 것도 같은데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를 샀습니다.
당시 한국에 돌아온 구대성은 사귀고 있던 권현정 씨(물론 지금은 부인이죠)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이게 뭔지 아냐. 세계 최고의 명문 구단 양키스의 로고와 유니폼이다. 언젠가 꼭 양키스 유니폼을 입고 양키스타디움에 서겠다. 이게 내 인생의 꿈이다.”
이미 만 35세의 적잖은 나이고 돈도 벌 만큼 번데다 일본에서 안정된 선수 생활이 더 보장됐음에도 구대성은 4년 전 대한해협을 건넜듯 또 한 번 태평양을 건너겠다는 각오였습니다.
그날 구대성은 이런 말도 했습니다.
“이미 에이전트에게 ‘돈이 문제가 아니다. 일본에 남아 있을 때보다 못 받아도 좋으니 양키스 입단만 성사시켜달라’고 해뒀다. 내 꿈을 이루는데 돈에 연연해서야 되겠는가.”
이날 구대성의 각오를 들으면서도 솔직히 100% 확신은 서지 않았습니다. 사람이, 특히 어느 정도 이룰 만큼 이룬 사람이 30대 중반을 넘어 미지의 세계에 뛰어드는 모험을 감행한다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구대성은 저에게 속마음을 털어 놓은지 다섯 달 만에 정말로 태평양을 건넜고 양키스 입단을 성사시켰습니다.
이제 본바닥 선수들도 부러워하는 줄무늬 유니폼을 입게 된 구대성에게 축하의 마음을 진심으로 전하면서 ‘당신은 참 멋진 선수’라는 찬사도 함께 보내고 싶습니다. 끊임 없이 새로운 도전을 꿈꾸고 또 꾸준히 준비하는 모습 때문입니다. 특히나 요 몇 년 동안 시즌만 끝나면 메이저리그 간다고 하다 돈에 주저 앉더니 FA를 선언한 다음에도 미국과 일본을, 아니 정확히 말하면 돈만 놓고 저울질을 계속하고 있는 어떤 선수와 너무도 대비되기 때문입니다.
구대성 선수 미국가서 아니 양키스 가서 꼭 성공하십시오. 거기 일본의 영웅 마쓰이 히데키도 있잖습니까. 둘이 짝을 이뤄 아시아야구의 매운 맛을 톡톡히 보여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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