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재응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OSEN 알링턴=박선양 특파 기자
발행 2004.12.13 09: 38

 한국 프로야구 기아 타이거즈로의 복귀설이 구단 공식 홈페이지에까지 소개되고 있는 가운데 '나이스 가이' 서재응(27·뉴욕 메츠)이 자신의 팬카페에 인상적인 글을 남겨 팬들의 심금을 울리고 있다.
서재응의 팬카페 운영자가 한 주간지에 연재되고 있는 '서재응의 메이저리그 일기'의 12일(이하 한국시간)자를 옮겨놓은 글로 서재응이 지금까지 걸어온 길과 앞으로 헤쳐나갈 일들에 대한 각오를 밝혀 눈길을 끌고 있다.
 현재 개인훈련 중인 강원도 속초에서 쓴 일기에서 서재응은 먼저 지난 스프링캠프 때부터 릭 피터슨 투수코치와 엇박자 행보를 보인 이유를 설명하며 아쉬움을 곱씹었다. 서재응은 피터슨 코치의 지시에 따라 그가 좋아하는 투구폼으로 바꾸기 위해 노력했는데 시범경기 성적이 부진하다는 이유로 마이너리그행을 통보받았고 시즌 중에는 살아남기 위해 예전의 투구폼으로 되돌아왔으나 피터슨이 못마땅해 했다고 밝혔다.
 서재응은 피터슨에 대해 의무만 생각하고 책임을 느끼지 못하는 문제있는 스승으로 평하고 코치에게 찍힌 몸'에서 벗어나기 위해 트레이드를 끊임없이 요청했다고 술회했다.
 그러나 서재응은 내년 시즌 어떻게 될지는 모르지만 훈련만 열심히 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고등학교 때 3루수에서 투수로 전환한 뒤 열심히 해서 오늘에 이르렀듯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피력했다. 서재응은 미국 생활 중 읽은 책에서 본 글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실패를 해본 사람만이 그마음을 안다'는 문장을 떠올리며 내년 시즌 보란듯이 당당한 빅리거로 뛸 것을 다짐했다.
다음은 서재응 팬카페에 소개된 글의 전문이다.
"난 원래 배우는 걸 좋아한다.
야구를 시작하면서부터 투수를 한 게 아니라 고등학교 전까지만 해도 3루수를 하는 등 타자 위주로 운동을 했기 때문에 광주일고에서 투수 전업은 일생 일대의 사건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러면서 밑바닥 인생을 두루 거쳤다. 무조건 머리 숙여 가며 공을 잘 던질 수 있는 노하우 전수 받기에 여념이 없었다.
뉴욕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피터슨 코치를 만난 후 난 그가 좋아하는 투구폼을 익히기 위해 내가 연마했던 폼은 다 버렸다.
왜?
피터슨이 원한다는 이유 하나 때문에.
그런데 내가 열을 받았던 건 자기가 가르친 폼으로 공을 던져서 성적이 안 났는데 날 마이너리그로 보냈다는 사실이다. 내 폼 다 버리고 코치가 지시한 폼을 따라 한 건데... 날 버리면 난 뭐가 되는 것인가.
살기 위해서, 메이저리그에서 생존하기 위해서 내 폼을 다시 찾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번엔 피터슨이 못마땅해했다. 자기 폼을 버렸다고. 그래서 갈등이 증폭된 것이다.
선수를 리드하려면 책임이 있어야 한다.
의무만 요구하고 책임을 느끼지 못한다면 문제가 있는 ‘스승’이다.
피터슨에게 ‘찍힌’ 몸이 돼서야 메츠에선 살아남기 힘들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트레이드를 끊임없이 요청했다.
내년 시즌, 내 위치가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불안하고 걱정이 없진 않지만 모든 걸 덮어두고 훈련만 열심히 할 생각이다.
난 책과는 별로 안 친했다. 그러나 미국에서 책을 많이 읽었다. 운동 끝나면 할 일이 없었던 이유에서다. 여러 책들 중 지금까지 기억에 남는 문장이 딱 하나 있다.
‘실패를 해본 사람만이 그 마음을 안다’.
지금까지 겪었고 또 앞으로 겪게 될지 모르는 ‘실패’는 나에게 좌절이 아닌 또 다른 희망과 기대를 안겨주리라 믿기에 겁나지 않다. 난 이미 실패를 해봤기 때문이다.
12월12일 속초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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