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춥다 추워."
요즘 기아선수들이 추운 겨울을 보내고 있다. 예년 같으면 내년 시즌 연봉 협상에서 주머니가 두둑해질만도 하지만 올해는 전혀 다르다.
기아는 부자 구단에 걸맞게 선수들에게 매년 두둑한 연봉 인상이라는 '당근'을 앞세워 선수들의 사기를 북돋우곤 했다. 하지만 올해는 당근보다 '채찍'을 앞세운 연봉 협상으로 선수들이 기를 펴지 못하고 있다.
준플레이오프에서 탈락하기는 했지만 포스트시즌에 진출, 은근한 기대를 했던 선수들도 구단의 고과점수에 따른 철저한 연봉 산정에 혀를 내두를 정도이다.
기아는 그동안 삭감대상인 선수에게는 동결내지 소폭 삭감, 인상 요인이 있는 선수들에게는 기대치이상의 연봉을 줘 타 구단 선수들의 부러움을 샀다.
하지만 올 스토브리그에서는 연봉 삭감의 한파가 몰아쳐 웬만한 선수들은 삭감의 폭을 두고 전전긍긍하고 있다.
기아의 예사롭지 않은 행보는 LG에서 친정팀으로 복귀한 홍현우와의 내년 시즌 연봉 협상 때부터 이미 예고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최근 기아로 복귀한 홍현우는 7000만원에 재계약했다. 올시즌 연봉 2억원에서 무려 1억3000만원이나 깎인 것이다. 연봉 1억원 이상인 선수는 다음해 30% 이상 삭감할 수 없다는 규정에도 불구하고 홍현우의 동의를 얻어 무려 65%나 깎았다.
2001년 입단한 후 거칠 것 없는 기세로 3년차에 연봉 1억원을 돌파했던 차세대 에이스 김진우도 13일 구단의 성적에 따른 삭감안에 도장을 찍었다. 올해 1억원을 받았던 김진우는 25%나 줄어든 7500만원에 내년시즌 연봉계약을 했다.
올시즌 직전 오른 무릎연골수술로 후반기에 등판한 김진우는 19경기에 나서 7승2패 1세이브, 방어율 2.86을 기록했다.
하지만 부상에 따라 기대에 못미치는 성적을 거둔 김진우는 삭감 대상에 포함돼 입단 이후 처음으로 연봉이 깎이는 수모를 당했다.
팀의 간판스타인 이종범(4억8000만원)도 삭감대상에 오른 것으로 알려져 연봉 협상 결과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기아의 내년 시즌 연봉 협상 과정을 지켜본 야구 전문가들은 "기아가 타 구단에 앞서 모범을 보이고 있는 것"이라고 평가하며 "프로야구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되기위해서는 공정한 연봉 산정방식에 따른 협상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