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쿠팩스' 릭 앤킬 윈터리그서 부활 준비
OSEN 김정민 기자 < 기자
발행 2004.12.16 00: 00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릭 앤킬이 푸에르토리코 윈터 리그에서 내년 시즌 화려한 비상을 준비하고 있다.
앤키엘은 지난 5일 윈터리그 첫 승을 완봉승으로 장식했다. 9이닝 동안 5안타만을 허용했고 무엇보다 고무적인 것은 탈삼진 7개를 기록하며 단 한 개의 사사구도 허용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블래스 증후군’과 부상을 극복하고 2000년 메이저리그를 강타했던 ‘슈퍼 루키’의 모습으로 돌아오고 있는 것이다.
1999년 시즌 막판 빅리그에 합류한 앤킬은 풀타임 메이저리거 첫 해인 2000년 최고 시속 96마일(154km)에 달하는 강속구와 낙차 큰 커브를 주무기로 탈삼진 퍼레이드를 펼치며 일약 스타도 떠올랐다. 11승 7패를 기록한 앤킬은 175이닝 동안 194개의 삼진을 잡아내며 샌디 쿠팩스, 스티브 칼튼, 랜디 존슨 등 위대한 좌완 투수들의 명맥을 이어갈 기대주로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았다.
그러나 앤킬은 그 해 포스트시즌에서 ‘탈삼진왕’에서 ‘폭투왕’으로 전락하며 비참하게 무너졌다. 선발로 등판했던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의 디비전시리즈와 구원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던 뉴욕 메츠전 등 2경기에서 무려 9개의 폭투를 남발하는 불안한 모습을 보인 후 제구력을 완전히 잃어버렸다. 스트라이크를 던지지 못하는 이른바 ‘블래스 증후군’이 앤킬에게 찾아온 것이다 .
제구력 상실은 구위 저하로 이어졌고 2001년 5월 이후 마이너리그로 추락한 앤킬은 좀처럼 과거의 위력적인 모습을 회복하지 못했다. 설상가상으로 2003년에는 팔꿈치 부상으로 ‘토미 존 서저리’를 받아야 했고 ‘한 시즌 반짝한 선수’로 팬들의 기억 속에 잊혀져 갔다.
그러나 앤킬은 와신상담 끝에 지난 9월 메이저리그 마운드에 복귀했고 10월 2일 밀워키 브루어스를 상대로 3년 6개월여 만에 첫 승을 올리며 재기 가능성을 비쳤다.
지난 정규 시즌 5경기에 구원 투수로 등판 10이닝 동안 방어율 5.40을 기록했던 앤킬은 선발투수로 복귀하기 위해 내년 시즌 주전 포수를 맡을 야디르 몰리나와 함께 윈터리그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현재까지의 과정은 매우 희망적이다. 앤킬은 5경기에 등판, 22 1/3 이닝을 소화하며 1승 1패 방어율 3.57을 기록했고 29개의 삼진을 솎아내며 단 3개의 사사구만을 허용했다.
앤킬의 현재 직구 구속은 시속 92마일(148km)로 2000년 당시의 구속보다 4마일 가량 떨어졌지만 내년 정규시즌에는 전성기에 근접한 스피드를 회복할 수 있을 전망이다. 주무기였던 낙차 큰 커브볼은 여전하고 체인지업의 컨트롤도 다듬고 있다.
야디르 몰리나는 “세인트루이스의 2선발이나 3선발을 맡기에 부족함이 없다”고 앤킬의 내년 시즌 부활을 확신하고 있다. 앤킬은 이제 25세에 불과하다. 마이너리그에서 빅리그 도약을 준비하고 있는 투수들과 비슷한 나이대다. 아직 그가 ‘샌디 쿠팩스의 신화’에 도전할 수 있는 가능성은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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