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더 지켜봐야죠. 아직 몰라요"
유재학 울산 모비스 감독이 '부자 몸사리기' 하는걸까.
모비스는 요즘 잘 나가고 있다. 하위권이라던 당초의 예상을 뛰어넘어 17일 현재 10승10패로 원주 TG삼보(14승6패), 부산 KTF(13승7패), 대구 오리온스(12승8패)에 이어 단독 4위다. 특히 최근 4경기서 연승을 거두며 한층 탄력이 붙었다.
모비스가 잘 나가는 이유가 뭘까.
우선 강해진 수비에서 그 원인을 찾아야 한다. 모비스는 올시즌 평균 실점 83.6점으로 프로 10개 구단 중 가장 적게 점수를 내주고 있다. 뿐만 아니라 평균 리바운드 3위(37.6개)로 제공권에서 밀리지 않았고 평균 3점슛 허용횟수(5.6개)와 3점슛 허용률(32%)에서 최소의 기록을 보였다. 지난 시즌 수비 각 부문에서 8~10위에 머물렀던 것과 비교하면 그야말로 상전벽해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고 했다. 유재학 감독은 모비스 선수들에 대한 장단점을 완벽히 분석하고 상대팀 선수들의 특성을 파악한 뒤 그에 맞게 맨투맨과 존디펜스를 적절히 조절했다. 상대팀 선수들은 내외곽 어디서든 모비스 선수들을 상대로 슛을 하기가 쉽지 않다.
공격에서는 양동근과 이병석의 성장이 큰 힘이 되고 있다.
양동근은 시즌 초반만해도 포인트가드와 슈팅가드를 넘나들며 경기 밸런스를 잃는 일이 많았다. 그러나 2라운드부터 경험이 쌓이면서 안정감을 찾았다. 이제 모비스 공격의 상당 부분은 양동근으로부터 시작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 이병석의 3점슛이 폭발하기 시작한 것도 모비스 전력에 많은 보탬이 됐다. 이병석은 올시즌 평균 9.8득점 2어시스트로 제 몫을 충분히 해내고 있다. 처음에는 노마크에서만 슛을 했지만 이제 자신감이 붙은 때문인지 상대 수비를 달고 바로 슛을 던지는 능력까지 생겼다.
용병들의 역할 분담이 잘 되고 있는 것도 상승세의 중요한 이유다. 퇴출된 바비 레이저 대신 골밑을 장악한 아담 첩이 묵묵히 궂은 일을 해내면서 파워포워드 제이슨 웰스의 활동 범위가 훨씬 넓어졌다.
여기에 프로 지도자 경력 8년째의 '여우' 유재학 감독의 용병술과 전술이 더해지면서 모비스는 일약 프로농구 판도를 뒤흔들 다크호스로 떠오른 것이다.
유 감독은 "6강 플레이오프에만 올라가면 좋겠다"며 부처님 같은 미소를 짓지만 그 미소 뒤에 숨은 승부에 대한 강한 욕심은 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을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