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브론 기다려라.'
시즌 초반 극도의 부진을 보였던 덴버 너기츠의 카멜로 앤서니(20)가 개과천선했다.
앤서니는 지난 16일(이하 한국시간) 플릿센터에서 열린 보스턴 셀틱스와의 원정경기에서 경기 종료 3.6초를 남기고 천금의 결승골을 성공시켜 너기츠에게 100-99의 승리를 안겼다.
최근 7경기에서 최소 23점 이상을 올리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앤서니는 12월 평균 득점이 무려 25.1점에 달해 팀의 리더로 복귀, 한 동안 시들해진 르브론과의 경쟁에 다시 불을 지폈다.앤서니는 고교시절부터 르브론과 라이벌 관계를 유지했지만 언제나 2인자 취급을 받았다.
르브론보다 약 6개월 생일이 빠른 앤서니는 고등학교 졸업 후 NBA의 유혹을 뿌리치고 시러큐스 대학으로 진학했다.워낙 출중한 기량으로 주전 자리를 차지한 앤서니는 '3월의 광란'이라고 불리는 NCAA 64강 토너먼트에서 팀을 우승시키고 NBA 진출을 선언했다.
1년 후배인 르브론이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NBA 직행을 선언, 두 선수는 입단 동기가 됐다.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에 1번으로 지명된 르브론과는 달리 앤서니는 대학 물도 먹었지만 덴버 너기츠에 3번으로 지명됐다.
지난 시즌 두 선수는 우열을 가리기 힘든 용호상박의 접전을 펼쳤다. 두 차례 맞대결에서 앤서니는 같은 포지션인 르브론과의 맞대결에서 모두 승리했다. 또 르브론과는 달리 앤서니는 만년 하위 너기츠를 무려 9년 만에 플레이오프에 진출시키는 위업을 달성해 내심 신인왕 등극 또는 최소한 공동 수상을 꿈꾸었지만 결국 르브론에게 밀리고 말았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도 두 선수는 희비가 엇갈렸다. 르브론도 대선배들에 밀려 벤치 신세를 면치 못했지만 간간이 식스맨으로 출전한 반면 앤서니는 래리 브라운 감독의 눈 밖에 나 거의 출전 기회조차 잡지 못해 자존심이 상했다.
올 시즌 개막 후 앤서니는 마리화나 소지 혐의를 받는 등 어수선한 상태에서 경기에 나서 기복이 심한 플레이를 펼쳐 11월 평균 득점이 19.6점에 머물렀다. 한 동안 이기적인 플레이를 펼친다며 벤치 신세로 전락하는 수모를 당하기도 했다.
반면 르브론은 무려 26.3점을 11월에 올려 한 때 득점 랭킹 1위에 오르는 등 코비 브라이언트의 라이벌로 거론되며 기세를 올렸다. 지난 3일 NBA 데뷔 이후 3번째 치른 맞대결에서 앤서니는 14점을 올리는데 그쳐 17득점, 8리바운드, 9어시스트를 기록한 르브론에게 고등학교 시절까지 포함해 생전 처음 무릎을 꿇었다. 팀도 92-73으로 대패했다.
그러자 일각에서는 더 이상 앤서니는 르브론의 상대가 되지 못한다는 평가마저 나왔다.르브론에게 당한 패배가 오히려 앤서니에게 자극이 됐다. 지난 5일 마이애미 히트전에서 28점을 터뜨리며 슬럼프 탈출의 전기를 마련한 것.
12월 성적만을 따지면 25.1득점을 올리고 있는 앤서니가 22.7점으로 조금 주춤거리고 있는 르브론을 압도하며 맹추격전을 펼치고 있다.아직 종합 성적에서는 여전히 르브론이 25.1득점, 6.7리바운드, 6.8어시스트로 앤서니(21.6득점, 6리바운드, 3.3어시스트)를 앞서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정규시즌이 넉달이나 남았기 때문에 앤서니가 현재의 상승세를 유지한다면 두 선수의 간격은 크게 좁혀질 게 분명하다. 두 선수는 내년 2월12일 클리블랜드의 건드아레나에서 올 시즌 마지막 대결을 펼친다.
래리 버드와 매직 존슨 이후 최고의 라이벌로 꼽히고 있는 르브론과 앤서니의 맞수 대결에서 먼 훗날 누가 최후의 승자로 남게 될 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