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영입, 돈으로 다 되는 게 아니다
OSEN 김정민 기자 < 기자
발행 2004.12.18 00: 00

오래간만에 야심차게 FA 쇼핑에 나섰던 디트로이트 타이거스가 단 한명의 대형 FA도 건지지 못하고 있다.
2003년 43승 119패라는 기록적인 성적을 남긴 디트로이트는 지냔 해 이반 로드리게스를 영입하고 올해 젊은 선수들의 기량이 성장하며 72승 90패의 ‘호성적(?)’을 기록했다.
이에 용기백배한 디트로이트, 내년 시즌 포스트시즌 진출을 목표로 대형 FA 선수 영입 작전에 나섰다. 디트로이트에는 1루수 카를로스 페냐(2할4푼1리 27홈런 82타점) 2루수 오마 인판테이(2할6푼4리 16홈런 55타점) 외야수 크레이그 먼로(2할9푼3리 18홈런 72타점), 파워피처 제레미 본더만(11승 13패 4.89) 좌완 마이크 마로스(11승 13패 4.31) 네이트 로버트슨(12승 10패 4.90) 등 투타에 걸쳐 기량이 발전하고 있는 젊은 선수들이 많아 오프 시즌 대형 FA 한두 명을 보강할 경우 내년 시즌 아메리칸리그 중부지구에서 돌풍을 일으킬 다크호스로 주목 받았다.
시작은 그런대로 괜챦았다. 시카고 커브스 등을 물먹이며 마무리 투수 트로이 퍼시벌과의 계약에 성공했다. 디트로이트는 여세를 몰아 트로이 글로스, 스티브 핀리, 아드리안 벨트레, 코리 코스키, 칼 파바노 등의 영입을 시도했으나 단 한 명의 입단도 성사시키지 못했다.
원인은 디트로이트의 경쟁력 부족. 1987년 포스트시즌 진출 이후 바닥을 기어 온 성적 탓에 ‘이기고 싶어하는’ FA들이 비슷한 조건이라면 다른 팀을 선택하기 때문이다. 고향팀으로 돌아가고 싶어서 토론토 블루제이스를 선택한 코리 코스키 외의 다른 선수들은 타이거스가 현재 계약을 맺은 팀과 비슷한 조건을 제시했음에도 ‘경쟁력 부족’을 이유로 퇴짜를 놨다.
다른 구단을 압도할 만큼의 엄청난 재정적 여유가 있다면야 경쟁력 있는 팀들을 따돌리고 파격적인 조건에 우수한 선수들을 ‘사 올 수’ 있겠지만 디트로이트의 형편상 그런 막대한 자금을 풀기는 무리다.
또 그렇게 성적을 낸다고 하더라도 선수들의 연봉을 감당할 수 없어 1, 2년 버티지 못하는 것이 작은 시장을 가지고 있는 팀들의 비애다. 1993년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1997년 플로리다 말린스 등 작은 시장을 가지고 있는 팀들은 월드시리즈에서 우승한 후 대 바겐세일로 주축선수들을 모조리 다른 팀에 팔아 넘겼다.
디트로이트는 대형 선수를 영입하기 보다는 내년 시즌 현재 보유하고 있는 젊은 선수들을 중심으로 준척급 FA를 보강해 2005년 시즌을 꾸려나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 오래간만에 의욕적으로 돈 보따리를 풀려고 마음을 먹었지만 오겠다는 선수가 없어 돈을 못 쓰고 있는 것이 현재 디트로이트의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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