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머에 울고 웃는 한국인 빅리거들
OSEN 기자
발행 2004.12.20 11: 15

 자고나면 판도가 달라진다. 정작 본인이 아직까지 이동된 것은 없지만 말만 무성하다.
 메이저리그에서 활약 중인 한국인 빅리거들이 각종 루머에 일희일비하고 있다. 한국인 빅리거들이 소속팀의 트레이드 카드로 직접 언급되는가 하면 소속팀이 트레이드 혹은 프리에이전트 계약으로 경쟁자를 떠나보내거나 영입한다는 이야기들이 쏟아져나오고 있다.
 하루는 특급 선수가 떠나 주전 자리가 확고해질 것처럼 보였다가도 다음날에는 또 다른 특급 선수가 영입된다거나 자신이 다른 팀으로 떠날 것이라는 소식이 미국 언론에 연일 보도되고 있는 것이다. 그에 따라 한국인 빅리거들은 울고 웃을 수밖에 없는 처지다.
 올 스토브리그서 대표적으로 온갖 설의 직접 혹은 간접으로 주인공이 되고 있는 한국인 빅리거는 최희섭(LA 다저스) 김병현(보스턴 레드삭스) 등이다.
 한국인 첫 빅리거 타자인 최희섭은 스토브리그 초반만해도 '내년 시즌 붙박이 1루수감'으로 자타의 인정을 받으며 루머와는 관계가 없어 보였다. 경쟁자였던 로빈 벤추라가 시즌 종료와 함께 은퇴를 선언했고 폴 디포디스타 단장으로부터 '내년 주전 1루수'라는 언질도 받아 든든했다.
 하지만 최근 팀의 트레이드 추진과 함께 일희일비하고 있다. 최희섭에게 좋은 징조는 3루수 애드리안 벨트레가 시애틀 매리너스와 계약하게 됨에 따라 1루수 자리가 확고해진다는 이야기였다. 그러나 좋은 징조보다는 부정적 요소도 만만치 않게 터져나오고 있다.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의 우완 에이스 팀 허드슨을 데려올려고 할 때는 최희섭을 토론토 블루제이스로 보내려고 했다는 뒷이야기가 흘러나온데 이어 랜디 존슨와 관련된 3각 트레이드에도 최희섭의 입지에 영향이 미칠 수 있는 보도가 이어졌다.
 다저스가 일본인 좌완 투수 이시이 등을 내주고 뉴욕 양키스로부터 반대급부로 받은 선발 투수 하비에르 바스케스를 시카고 화이트삭스에 다시 넘겨주고 강타자 1루수인 폴 코너코 등을 받을 수 있다는 루머가 떠돌았다. 다행이 다저스와 시카고 구단 모두 이 트레이드를 부인해 최희섭이 안도의 한 숨을 내쉬게 됐지만 아직 안심할 상황은 아니다. 벨트레가 빠져 나감으로써 전력공백을 우려한 디포디스타 단장이 최희섭에게 했던 '주전 1루수'라는 언질을 뒤로한 채 거포 영입에 힘을 쏟고 있기 때문이다. 자칫하면 센 경쟁자를 맞이하거나 또다른 팀으로 떠나는 일이 벌어질 수도 있다.
 최희섭의 광주일고 1년 선배인 김병현도 온갖 설에 일희일비하고 있다. 올시즌 부상으로 부진했던 김병현은 월드시리즈때부터 '일본으로 트레이드설'을 시작으로 콜로라도, 샌디에이고 등으로의 트레이드설이 잇달았다.
 거기에 소속팀 보스턴은 에이스 페드로 마르티네스를 뉴욕 메츠에 빼앗겨 김병현의 내년 시즌 선발 로테이션 진입에 청신호를 켜게 하더니 이틀 후에는 시카고 커브스의 특급 선발 출신인 매트 클레멘트를 영입해 김병현의 입지를 좁게 만들고 있다. 온갖 설에 대해 김병현은 "트레이드에 신경쓰지 않는다"면서 충실한 훈련으로 내년 시즌 실력으로 모든 것을 말하겠다는 자세로 내년 스프링캠프를 벼르고 있다.
 이밖에 박찬호(텍사스 레인저스)는 스토브리그 초반에 트레이드설이 반짝했으나 지금은 잠잠해져 텍사스에서 내년 시즌 재기를 노리고 있고 뉴욕 메츠의 서재응은 페드로 마르티네스의 가세로 선발 진입이 어려운 상황이지만 타팀으로의 트레이드 내지는 스프링캠프 활약을 통한 선발고지 탈환을 벼르고 있다.
 신시내티 레즈의 좌완 기대주 봉중근은 팀이 최근 베테랑 선발 투수인 라몬 오르티스를 데려와 선발 진입 경쟁이 더욱 치열해졌지만 선발 로테이션에 3자리 경쟁자들은 충분히 겨뤄볼만한 상대들이라 내년 스프링캠프의 활약이 열쇠가 될 전망이다. 그나마 가장 전력 변화가 없이 트레이드의 영향을 받지 않고 있는 선수가 김선우(워싱턴 내셔널스)다. 내년 제5선발 입성이 유력하게 점쳐지고 있는 김선우로선 트레이드설보다는 팀이 연고지 이전 확정 여부가 더 관심사다.
알링턴=박선양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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