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K가 늘 지각하는 이유는?
OSEN 알링턴=박선양 특파 기자
발행 2004.12.20 17: 12

 '한국산 핵잠수함' 김병현(25·보스턴 레드삭스)이 요즘 '남의 잔치'에 참석하느라 바쁘다. 김병현은 온갖 트레이드설을 개의치 않고 내년 시즌 재기를 벼르며 개인훈련을 쌓는 와중에도 최근 친한 선후배들의 결혼식에 하객으로 참석해 축하인사를 전달하려고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지난 17일에는 한국인 빅리거 후배인 봉중근(24·신시내티 레즈)의 결혼식에 참석했고 다음날에는 두산 에이스 박명환(28)의 결혼식이 열린 서울 청구초등하교 체육관을 찾았다.
 김병현은 올해도 예의 '바람처럼 조용히 움직이는 스타일'대로 예식이 진행될 때 소리없이 나타났다. 봉중근 결혼식 때도 그랬고 박명환 결혼식 때도 식이 한창 진행 중일 때 모습을 드러냈다. 김병현이 각종 행사에 늦는 것은 사실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지난 번 광주일고 야구동문회 체육대회 때도 늦었고 이전에도 빈번했다.
 이처럼 김병현은 결혼식 등 각종 이벤트에 '지각대장'으로 정평이 나 있다. 과연 김병현이 이렇게 '지각대장'이 된 사연은 무엇일까.
 김병현은 이에 대해 명쾌한 대답을 내놓고 있다. 김병현은 지난해 한 남성잡지와의 인터뷰에서 "내가 결혼식에 일찍 참가하게 되면 주인공보다 더 나에게 눈길이 쏠린다. 그러면 남의 잔치에 누를 끼치게 된다. 그래서 식이 열리고 있을 때 조용히 갈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원래 '지각대장'이 아니라 잔치의 주인공을 배려해 일부러 늦게 참가하고 있다는 설명이었다.
 김병현의 말처럼 18일 박명환의 결혼식 때도 비슷한 현상이 벌어지고 말았다. 김병현은 식중에 조용히 나타났지만 김병현의 참석을 눈치 챈 하객들이 그를 가만히 놔두지를 않았다. 사인 및 사진촬영 요청 등 정작 식의 주인공인 박명환보다도 더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만 것이다. 김병현의 식지 않은 인기를 실감하는 대목이다.
 김병현은 각종 행사 때도 지각참석했다가 호되게 혼을 난 적도 있다. 2001년 일간스포츠에서 매년 연말에 시상하는 '제일화재 프로야구 대상' 행사에 20분 정도 늦게 참석했다가 광주일고 16년 선배인 '국보 투수' 선동렬 삼성 라이온즈 감독으로부터 꾸지람을 들어야 했다. 당시 한국야구위원회 홍보위원이었던 선 감독은 행사장 밖에서 애타게 기다리다가 김병현이 나타나자 김병현을 한쪽으로 데려간 뒤 "남의 행사에 늦게 오는 것은 예의가 아니다"며 야단을 쳤다. 김병현은 당시 해외파 선수들에게 수여하는 특별상 수상자였다.
 때로는 선배들로부터 혼을 나는 경우도 있지만 김병현의 '지각 행보'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그의 말대로 자신이 먼저 나타났다가는 행사 주인공보다 더한 인기 때문에 행사에 누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행사에 참석안할 수도 없는 일이고….
 결혼식 등 행사 참석, 그것은 김병현의 남모를 고민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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