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도 눈물도 없는 프로세계'라는 메이저리그에서 단장들의 인정에 호소하는 스카우트 전략이 빛을 발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단순히 두둑한 돈다발만을 앞세우는 것이 아닌 선수의 감성을 자극하며 정성을 들이는 전략이 맞아떨어져 대어들을 낚고 있다.
단장들이 2년 연속 재미를 본 것은 11월 하순(현지 시간으로 11월 네째 목요일)의 추수감사절. 미국인들이 뜻깊은 명절로 손꼽고 있는 추수감사절에 함께 저녁을 하면서 영입협상을 병행, 재미를 톡톡히 봤다.
지난해 추수감사절에는 테오 엡스타인 보스턴 단장이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커트 실링과 저녁을 함께 한 뒤 트레이드에 성공했다. 엡스타인은 실링의 집을 찾아가 칠면조를 함께 먹는 정성을 기울인 덕분에 실링의 마음을 움직였고 실링이 트레이드 거부권 행사를 하지 않아 무사히 보스턴으로 영입할 수 있었다.
올해는 아이러니컬하게도 오마 미나야 뉴욕 메츠 단장이 보스턴의 에이스를 데려오는 데 이 전법을 구사했다. 미나야 단장은 추수감사절 휴가를 이용해 고국인 도미니카공화국을 가족들과 함께 찾았다. 그리고는 역시 도미니카공화국 출신인 보스턴 우완 에이스 페드로 마르티네스를 그 곳에서 만나 저녁 식사를 함께 했다.
미나야 단장은 페드로와 함께 밥을 먹으면서 부드러운 분위기 조성과 페드로의 구미가 당길 만한 제안을 곁들였다. 도미니카공화국까지 날아오고 그것도 가족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야 하는 추수감사절에 특별히 자신을 위해 시간을 낸 미나야 단장의 정성에 페드로가 감격할 만했다.
페드로는 뉴욕 메츠와 계약 후 "미나야 단장의 진심어린 정성에 감격했다. 반면 엡스타인 단장은 줄곧 거만한 자세로 협상에 임해 실망을 안겼다"고 토로했다.
한국에서도 FA 영입 등 스카우트전에선 함께 밥을 먹거나 술을 먹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부드러운 분위기 조성과 친밀감을 표시하기에는 함께 식사나 술을 드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얼마 전 현대 유니콘스에서 프리에이전트로 나온 특급 유격수 박진만을 잡기 위해 삼성 라이온즈 김재하 단장은 박진만과 저녁식사를 하면서 술을 곁들였다는 후문이다.
이처럼 인정에 호소하는 스카우트 전략은 한국이나 미국이나 마찬가지이다. '총알'인 돈도 중요한 몫을 차지하지만 선수나 가족의 마음을 움직이는 살가운 전법이 더 빛을 발하는 경우가 많다.
지금 특급 선수 영입에 총력을 쏟고 있는 뉴욕의 양대 구단인 양키스와 메츠 단장은 크리스마스 휴가도 반납하고 협상 전선에 뛰어들 태세다. 양키스는 랜디 존슨 및 카를로스 벨트란 영입작업을 마무리짓기 위해 크리스마스 휴가에도 물밑에서 움직여야 할 형편이고 메츠는 시카고 커브스의 새미 소사 등 강타자들을 잡아오기 위해 시간이 없는 상황이다.
과연 이번 크리스마스에는 어느 단장이 어느 선수와 시간을 함께 보내며 크리스마스 선물을 만들어 낼 것인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