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시장규모 갈수록 작아진다
OSEN 김정민 기자 < 기자
발행 2004.12.23 16: 52

막판으로 치닫고 있는 올 시즌 FA 시장의 특징이라면 ‘단기 계약’과 구단들의 씀씀이가 작아졌다는 것을 들 수 있다.
물론 몇몇 선수들은 일반의 예상과 달리 분에 넘치는 대우를 받았지만 FA들의 몸값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던 2000년과 2001년의 거품은 완전히 제거된 것으로 보인다.
몇 해 전까지만 해도 이름깨나 있다 하면 쉽게 1500만달러 이상의 평균 연봉과 5년 이상의 장기 계약, 트레이드 거부권 등을 이끌어 낼 수 있었지만 지금 같아서는 어림도 없다. 전체적으로 봤을 때 '초특급 선수'의 기준 연봉이 2000만달러에서 1500만달러 정도로 낮아진 듯하다.
현재까지 가장 좋은 대우를 받은 FA는 LA 다저스를 떠나 시애틀 매리너스에 입단한 아드리안 벨트레. 5년 계약에 총 6400만달러를 받은 벨트레도 지난 시즌의 ‘크레이지 모드’와 젊은 나이, 그리고 에이전트가 스캇 보라스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비교적 헐값에 시애틀로 갔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투수 중에는 보스턴 레드삭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등과 줄다리기를 벌이던 페드로 마르티네스가 뉴욕 메츠와 4년간 5300만달러에 계약한 것이 최고 대우다.
그러나 뜻 밖의 인물들이 기량에 비해 많은 돈을 받으며 최근 메이저리그의 투수 기근 현상을 반영했는데,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러스 오티스(2년간 3300만달러), 뉴욕 메츠와 계약한 크리스 벤슨(3년간 2250만달러), 보스턴 레드삭스에 입단한 맷 클레멘트(3년간 2500만달러) 등 ‘3선발감’들이 가진 재주에 비해 많은 돈을 받은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부상 문제로 계약이 쉽지 않아 보이던 FA들이 뜻 밖의 대박을 터트린 것도 이번 FA 시장의 특성이라고 할 수 있다.
지난해 어깨부상으로 제대로 출전조차 하지 못한 리치 섹슨은 시애틀 매리너스에게 4년간 5000만달러의 융숭한 대접을 받았고 역시 어깨 부상으로 2년간 149경기 출장에 그친 트로이 글로스도 애리조나와 4년간 4500만달러에 계약했다. 다저스는 22일 J.D.드루와 5년간 5500만달러의 조건으로 입단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드루는 뛰어난 자질을 갖췄지만 데뷔 이후 부상을 달고 다니는 선수로 유명하다.
반면 부상으로 ‘와신상담’을 노리며 치욕적인 계약에 서명한 이들도 있는데 대표적인 예가 ‘3대 유격수’로 불렸던 노마 가르시어파러. 지난해 거듭되는 부상으로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한 그는 권토중래를 노리며 시카고 커브스와 800만달러에 1년 계약을 맺었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에이스였던 맷 모리스도 250만달러의 헐값에 1년 재계약했다.
지난 10월부터 향방에 관심이 집중됐던 카를로스 벨트란의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는 현재 단기 계약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시장상황을 무시하고 ‘10년에 2억달러’를 주장하고 있어 과연 어느 구단으로부터 얼마를 이끌어 낼 수 있을 지 주목된다. 현 상황을 고려할 때 벨트란도 총 연봉 1억달러를 넘기기 어려운 실정이다.
한편 지갑이 얇기로 유명한 피츠버그 파이리츠, 탬파베이 데블레이스, 오클랜드 애슬레틱스 등은 23일 현재까지 단 한 명의 FA 선수와도 계약을 맺지 않는 '짠물 경영 능력'을 과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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