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가 명실상부한 외인 부대로 변모하고 있다.
내년 시즌 예상 주전 가운데 팜 시스템에서부터 자라난 ‘오리지널 다저 블루’는 단 한 사람도 없다. 야수 전체를 통틀어도 포수 데이브 로스와 내년 시즌 백업 내야수로 활약할 것으로 보이는 안토니오 페레스 등 두 사람만이 다저스 마이너리그 시스템에서 자라난 선수다.
투수진을 살펴봐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현재 다저스의 최고 스타인 마무리 에릭 가니에와 유망주로 꼽히고 있는 에드윈 잭슨, ‘움직이는 종합병원’ 대런 드라이포트 외에는 전원이 타 구단 출신 선수들이다.
리그 최고의 전통을 자랑하는 팜 시스템에서 자라난 선수들을 중심으로 구단을 운영해 온 ‘순혈주의’를 지향하던 다저스의 전통이 두 번의 구단 매각을 거치는 와중에 완전히 사라진 것이다.
다저스의 전통이 사라지기 시작한 것은 ‘오말리 패밀리’ 시대의 종언을 고한 1998년부터.
에릭 캐로스(1992년) 마이크 피아자(1993년) 라울 몬데시(1994년) 토드 홀랜즈워스(1996년)와 1995년 노모 히데오를 포함하면 5년 연속 신인왕을 배출하는 등 9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순혈주의 전통이 남아 있었지만 1998년 뉴스코퍼레이션이 인수하면서부터 전통은 파괴되기 시작했다.
다저스를 인수한 뉴스코퍼레이션은 루키리그부터 다저스 마이너리그를 두루 거치며 메이저리그 정상에 오른 프랜차이즈 스타 마이크 피아자를 떠나보낸 것을 시작으로 다양한 트레이드를 통해 다저스 팜 시스템 출신 선수들을 떠나보냈고 마이너리그를 황페화시켰다.
올해 뉴스코퍼레이션으로부터 다저스를 인수한 프랭크 매커트 구단주는 마지막으로 남아 있던 터줏대감 2명을 떠나보내며 외인부대를 완성시켰다.
1993년 드래프트 이후 다저스에서만 뛰어 온 클럽하우스 리더 폴 로두카를 지난 8월 플로리다 말린스로 트레이드 시켰고 지역 팬들로부터 차기 프랜차이즈 스타감으로 기대를 모았던 아드리안 벨트레는 FA 자격을 얻은 후 시애틀 매리너스로 가버렸다. 지난 21일 방출된 알렉스 코라도 스타플레이어는 아니지만 1996년 드래프트 이후 다저스 산하 마이너리그 구단에서 성장한 선수로 지역 팬들에게는 나름대로 정이 깊은 선수다.
현재 내년 시즌 선발 라인업을 구성할 것으로 예상되는 선수 중 1998년 시즌 후 라울 몬데시와 트레이드 된 숀 그린을 제외하면 모두 2001년 이후 다저스로 온 선수들이다.
유격수 세사르 이스투리스는 2001년 폴 퀀트릴(뉴욕 양키스)과 함께 토론토 블루제이스에서 트레이드 됐고 외야수 제이슨 워스는 토론토에서, 밀튼 브래들리는 시즌 개막 직전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에서 전격 트레이드 됐다. 호세 발렌틴과 제프 켄트는 올해 계약한 FA들이다. 데이브 로스는 주전으로 뛰기에는 함량 미달의 기량이어서 어떤 수단을 써서든 외부에서 포수를 영입할 것으로 보인다.
그나마 LA 팬들에게 친숙한 숀 그린도 트레이드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다저스의 ‘외인부대화’는 계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