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태 전준호의 희비
OSEN 정연석 기자< 기자
발행 2004.12.25 16: 06

현대 전준호와 SK 김기태는 내년이면 우리나이로 서른일곱이 되는 동갑내기다. 프로에도 나란히 입단했다. 91년 입단동기로 올해로 14년차. 프로야구판에서 최고참에 속한다.
둘다 팀의 기둥으로 자리잡은 지 오래다. 입단 초기에만 해도 김기태가 친구 전준호보다 한발 앞서 나갔다.
김기태는 1994년 좌타자로는 처음으로 홈런왕에 오르는 등 국내 최고의 좌타자 중 한 명으로 꼽혔다. 하지만 99년 삼성으로 이적한 뒤 하강곡선을 그렸다. 당시 김응룡 감독과의 불화로 결국 2002년 친정팀이나 다름없는 SK로 이적하며 옛 기량을 어느 정도 회복했다.
이에 반해 전준호는 고향팀 롯데에서 현대로 이적한 1997년부터 진가를 발휘하기 시작했다. 빠른 발과 감각적인 타격으로 현대가 4차례나 한국시리즈를 제패하는 등 최강으로 군림할 수 있었던 것도 전준호라는 부동의 톱타자의 역할에 힘입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직도 이들에게는 '지는 해'라는 말이 통하지 않는다. 그만큼 팀 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하지만 올시즌 연봉협상 테이블에서 둘간에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다년계약 때문이다.
전준호는 FA 권리 행사를 포기하는 대신 구단과 다년계약을 추진하고 있다. 내년 시즌이 종료되면 2번째 FA자격을 획득하는 전준호는 지난 21일 구단과 만나 계약기간 3년에 총 16억원(사이닝 보너스 6억원 연봉 총액 10억원)을 요구했다.
하지만 구단은 생각이 다르다. 현대는 FA는 4년을 채우는 게 룰이다고 판단하고 있다. 1년 재계약을 한 후 다시 FA 협상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전준호는 적지 않은 나이를 감안, 3년간 현대에서 뛸수 있는 안전장치를 마련하려는 데 반해 구단은 내년 시즌을 지켜본 후 결정하자는 것이다.
전준호는 팀이 우승하는 데 기여한 점을 고려해서라도 구단이 다년계약을 수용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전준호는 지난 2001년 시즌이 끝난뒤 2002시즌부터 3년간 총 12억원(계약금 4억원, 연봉 2억원, 옵션 2억원)에 현대와 FA 계약을 했었다.
구단은 1년계약을 고수하고 있는 가운데 전준호가 3년 계약을 성사시킬지 주목된다.
전준호와 달리 김기태는 구단이 다년계약을 원하고 있다.
하지만 김기태는 구단과 생각이 다르다. 내년 시즌 종료 후 전준호처럼 두 번째 FA자격을 획득하는 김기태는 2005년에 성적을 끌어올린 뒤 유리한 고지에서 2번째 FA권리를 행사하겠다는 것이다.
22일 구단과의 첫번째 연봉협상에서 김기태는 2년계약을 제시받았다. 가타부타 확답을 하지 않았지만 김기태는 일단 조건이 맘에 들지 않으면 구단의 다년계약을 수용하지 않을 생각이다. 체력이나 기술적으로 내년시즌에도 좋은 성적을 낼 수 있기 때문에 구단의 다년계약 제안을 수용, 손해를 보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김기태는 3년계약이면 몰라도 2년계약은 선뜻 마음이 내키지 않는다는 뜻을 밝혔다.
지난 2001년 삼성과 4년간 18억원의 FA계약을 했던 김기태는 일단 구단에 1년계약을 요구할 생각이다. 그 다음 두번째 FA 권리를 행사, 목돈을 챙기겠다는 심산이다.
전준호와 김기태의 엇갈린 행보가 어떤 식으로 결판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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