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썩어도 준치’고 ‘부자가 망해도 3년은 간다’고 했던가.
현역에서 물러난 지 2년이지만 아시아 최고의 스트라이커로 군림했던 당시의 ‘가닥’은 아직도 남아있었다.
2002 한일월드컵 폴란드와의 첫 경기에서 한국 4강 진출의 포문을 열었던 ‘황새’ 황선홍(36)이 26일 인천 문학경기장에서 열린 2004 푸마 자선축구경기에서 전반 40분간 그라운드를 누비며 1골 1어시스트를 올리는 노익장을 과시했다.
현역 시절에 비해 아랫배가 약간 나와 '선수가 아닌 코치'임을 실감케 했고 순발력과 스피드가 눈에 띄게 줄어 들었지만 한국 축구 사상 최고로 평가 받는 골감각만은 여전했다. 2002 월드컵 4강 멤버를 중심으로 구성된 ‘사랑팀’이 전반전 터트린 세 골 모두가 황선홍의 발을 거쳐 만들어졌다.
황선홍은 0-1로 뒤진 전반 16분 공격에 가담한 미드필더 김남일에게 감각적인 땅볼 패스를 내줘 동점골을 유도했고 전반 21분에는 오른쪽 측면을 돌파, 뒤따라오는 강철에게 힐 패스로 슈팅 찬스를 만들어 주는 묘기를 선보였다. 강철의 슈팅은 이운재가 막아냈지만 뒤따라 문전으로 쇄도하던 박지성이 골로 연결시켰다.
전반 32분에는 좌측에서 땅볼 센터링이 올라오자 페널티 에어리어 정면에서 왼발 논스톱슛으로 마무리, 세번째 골을 직접 터트렸다. 2002년 폴란드전 선제 결승골을 연상케 하는 멋진 장면이었다.
황선홍은 경기 후 “명보처럼 아직 구체적인 목표를 가지고 있지는 않지만 축구를 통한 사회 참여의 대의에는 동감한다. 앞으로도 이런 뜻 깊은 행사가 있다면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다. 축구인들이 사회에 이바지할 수 있는 다양한 틀이 생겨날 수 있다고 본다”고 소감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