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켄달 섹슨 벨트레 핀리 등을 꺾어야 산다.'
내년 시즌 재기를 노리고 있는 '코리안 특급' 박찬호(31·텍사스 레인저스)에게 내려진 지상명령이다. 텍사스가 속한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는 올 스토브리그에서 독특한 행보를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텍사스를 비롯해 경쟁상대들인 애너하임 에인절스, 오클랜드 애슬레틱스, 시애틀 매리너스 등 4개팀이 모두 투수진 보강보다는 공격력을 강화하는 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텍사스는 기존 외야수인 데이빗 델루치와 재계약했고 한때 특급 외야수였던 리차드 이달고를 데려왔다. 또 올해 꼴찌팀인 시애틀은 거포 1루수 리치 섹슨, 3루수 애드리안 벨트레 등을 붙잡는 데 성공하며 중심타선을 한층 강화했다.
서부지구의 강자인 애너하임은 호세 기옌, 데이빗 엑스타인, 트로이 글로스 등을 내보냈지만 날카로운 스윙을 자랑하는 외야수 스티브 핀리, 보스턴 레드삭스 월드시리즈 우승의 주역인 유격수 올란도 카브레라 등을 데려와 공백을 메우며 불방망이 타선을 유지했다. 또 막판에 애너하임에 1위 자리를 내줬던 오클랜드는 에이스들인 팀 허드슨, 마크 멀더를 내보내며 신예들로 미래를 대비하는 한편 공수를 겸비한 특급 포수인 제이슨 켄달을 트레이드해와 공격력을 업그레이드시켰다.
이처럼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는 투수력보다는 공격력이 더 강해졌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일치된 견해다. 모두가 화끈한 공격으로 승부를 걸겠다는 심산이다. 불꽃튀는 '방망이 대전'이 예상된다.
가뜩이나 화력이 좋았던 이들 서부지구 팀들이 한단계 더 강해졌다는 것은 상대 투수들에게는 우울한 소식이다. 박찬호도 다른 투수들과 비슷한 처지이다. 상대 팀에 만만한 타자들이 없어 마운드에서 긴장을 늦출 수 없게 됐다.
그래도 다행이라면 텍사스가 외부에서 특급 투수를 영입하기 보다는 내부의 기대주들을 키울 작정인 것이다. 박찬호로선 확고한 선발 투수로서 시즌을 시작해 재기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는 점이 다행이다. 댈러스-포트워스 지역신문인 '스타 텔레그램'도 28일(한국시간) '달라진 서부지구의 얼굴들'이란 기사에서 다저스 시절 이후 호투하는 모습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 박찬호가 내년 시즌 라이언 드레스, 케니 로저스 등과 함께 마운드의 한 축을 맡아주기를 기대했다.
박찬호로선 상대 타선이 강해진 것이 걸림돌이긴 하지만 팀 내서 별다른 경쟁없이 선발투수로서 전념할 수 있어 내년 시즌 화려한 부활을 꿈꿔 볼 만하다.
알링턴=박선양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