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리그 FA들의 인생 역전
OSEN 김정민 기자 < 기자
발행 2004.12.29 15: 53

선수에 대한 평가는 매 시즌 달라진다. 한때 ‘선수도 아니다’는 혹평을 들었던 선수가 한 시즌만에 리그 최고로 탈바꿈하는가 하면 슈퍼스타에서 ‘싸구려’로 전락하기도 한다.
이런 명암이 극명하게 엇갈리는 것이 FA(프리에이전트) 시장이다. 과거의 명성이나 성적과는 상관 없이 선수에 대한 평가가 역전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메이저리그 이번 오프 시즌도 예외는 아니다. 몇 가지 사례를 들어보자.
▲노마 가르시어파러 VS 올란도 카브레라, 에드가 렌테리아
굳이 기록을 거론할 필요도 없다. 지난해만 해도 비교 자체가 불가능한 대상이었다. 데릭 지터, 알렉스 로드리게스와 3대 유격수로 명성을 날렸던 노마 가르시어파러지만 올시즌 부상 탓에 ‘한 수 아래’로 평가 받던 올란도 카브레라, 에드가 렌테리아와 평가가 역전됐다.
게다가 카브레라와 렌테리아는 지난해 가르시어파러의 재계약 거부로 인한 반사 이익까지 챙겼다.
가르시어파러는 지난해 보스턴 레드삭스의 장기 계약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가르시어파러가 보스턴의 제의를 받아들였다면 카브레라가 보스턴으로 이적해 월드시리즈 우승 반지를 낄 일이나 렌테리아가 레드삭스와 장기 계약을 맺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케빈 밀우드 VS 재럿 라이트
한 명은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를 떠나서 망가졌고 다른 한 명은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에서 기적처럼 부활했다.
97년 애틀랜타에서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밀우드는 첫 풀타임이었던 98년(17승 8패 4.01)과 99년(18승 7패 2.68) 연속 에이스급 성적을 내며 차세대 기둥으로 기대를 모았다. 한편 라이트는 데뷔 첫 해인 1997년 월드시리즈에서 클리블랜드의 사실상 에이스 노릇을 하며 강한 인상을 남겼고 1998년 12승을 올리며 기대를 모았지만 1999년부터 부상으로 인해 급전직하했다.
밀우드는 2001년 팔꿈치 부상을 당한 후 2002년 18승을 올리며 멋지게 재기했지만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로 트레이드 됐고 이후 별 볼 일 없는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올시즌 팔꿈치 부상 재발로 9승 6패, 4.85의 방어율에 그치며 ‘환자’로 낙인이 찍혔고 현재 라이트의 전 소속 구단인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입단을 앞두고 면밀한 신체 검사를 받고 있다. ‘환자’ 답게 계약 기간은 1년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반면 1999년 이후 부상과 부진으로 변변히 등판조차 하지 못한 라이트는 2003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를 거쳐 애틀랜타에 안착하며 ‘인생 역전’에 성공했다. 레오 마조니의 지도를 받은 라이트는 15승을 올리며 부활했고 명문 뉴욕 양키스와 3년간 2100만달러에 계약했다.
▲J.D. 드루 VS 마글리오 오도녜스
1999년부터 풀타임 메이저리거로 활약한 드루는 데뷔 이후 부상을 달고 다니다 FA를 앞둔 올해 처음으로 별 일 없이 한 시즌을 소화하며 LA 다저스와 5년간 5500만달러의 대박을 터트리고 입이 벌어져 있다.
올시즌 성적은 145경기 출장, 3할5리 31홈런 93타점이고 특히 선구안의 향상으로 볼넷을 118개나 얻은 점이 대박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 다저스 폴 디포디스타 단장은 ‘출루율 신봉자’이다.
반면 1998년 풀타임 메이저리거가 된 후 6시즌 동안 기복 없는 활약을 보인 마글리오 오도녜스는 올 시즌 무릎 부상으로 ‘요주의 대상’으로 분류되며 52경기 출장에 타율 2할9푼2리, 9홈런 37타점에 그쳐 현재까지 이렇다 할 ‘대박 소식’을 접하지 못하고 있다.
올 시즌을 제외하면 오도녜스가 가장 적은 경기에 출장한 적은 1998년 145경기로 드루의 최다 출장 경기 수와 일치한다.
드루가 30홈런 이상 기록한 해는 올시즌이 처음이고 100타점을 기록한 적은 없다. 3할대 타율은 2회(2001년 2004년). 반면 오도녜스는 1999년부터 4년 연속 3할 타율, 30홈런 100타점 이상을 기록했고 지난해에도 3할1푼7리 29홈런 99타점을 기록했다.
현재로서 오도녜스가 드루보다 좋은 조건의 계약을 맺을 확률은 높지 않아 보여 오도녜스로서는 매우 억울해 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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